운전의 즐거움, 젊은 실내 분위기…탁월한 조종 ‘손맛’ 잊기 어려워
[뉴스핌=김기락 기자] BMW7 시리즈가 메르세데스-벤츠 S 클래스와 가장 비교되는 점은 바로 스포츠성이다. 독일차 가운데 최고를 상징하는 만큼, 디자인과 고급성의 우열을 가리는 것은 이 보다 무의미하다.
이런 점에서 최근 시승한 뉴 730Ld xDrive는 최고급 럭셔리 세단도 스포츠성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제대로 알려준다. 작은 차든, 큰 차든 간에 BMW가 추구하는 것은 ‘운전의 즐거움’이다. 뉴 730Ld xDrive에도 이 같은 BMW 의지가 진하게 녹아있다.
뉴 730Ld xDrive는 실내 디자인부터 젊다는 느낌이 든다. 대시보드 한 가운데 봉긋 솟은 내비게이션 모니터가 특히 그렇다. 모니터가 대시보드와 완전히 분리되면서 전체 분위기가 더욱 화사해졌다. 중후한 분위기를 선호한다면 호불호가 나뉠 수 있겠다.
BMW 뉴 730Ld xDrive<사진=BMW코리아> |
시트에 앉으면 몸이 닿는 곳마다 거슬리는 곳이 없다. 가죽시트를 비롯해 스티어링 휠, 대시보드의 수많은 버튼들의 만듦새가 정성스럽다. 머리를 받쳐주는 헤드레스트는 부드러움을 넘어섰다. 헤드레스트 모양을 원형에 가깝게 조절하면 머리가 한결 편하다.
평일 퇴근 시간. 서울시청에서 내부순환도로를 향했다. 차량 정체에 브레이크를 밟으니 차가 완전히 서기 전에 시동이 ‘스르르’ 꺼진다. 다시 시동이 걸릴 때도 소음이나 진동이 적다. 또 어느 속도에서도 엔진에 대한 아쉬움이 전혀 들지 않았다.
직렬 6기통 3.0리터급 디젤 엔진이 탑재된 덕이다. 이 엔진은 530d, 550d 등에도 탑재될 만큼, 성능이 검증됐다. BMW의 6기통 엔진은 예전부터 극에 달하는 부드러움으로 ‘실키식스(silky six)’라는 애칭을 얻었다. 흔해빠진 4기통 디젤 엔진이 흉내조차 낼 수 없는 특유의 부드러움이 뉴 730Ld xDrive에서 빛을 발하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주행 모드를 스포츠 또는 스포츠 플러스로 바꾸면 스포츠 세단처럼 날렵해진다. 기본 주행 모드인 컴포트로도 훌륭하다. 정지 상태에서 가속페달을 꽉 밟으면 중저음의 엔진 소리와 함께 5.9초만에 시속 100km에 도달한다. 큰 덩치가 무색할 만큼, 강력한 성능이다.
BMW 뉴 730Ld xDrive<사진=BMW코리아> |
주행안전장치도 만족스럽다. 주행 중 차선을 벗어나려고 하면 스티어링휠에 ‘경고성 진동’을 준다. 툭툭 치는 듯한 진동의 세기가 5 시리즈 보다 더 강한 것 같다. 또 스티어링 휠을 자동으로 보정해 차선을 유지시켜주는 기능도 사고 예방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결국 이 모든 성능과 기능이 뒷좌석에 앉는 VIP를 위한 것이지만, 뉴 730Ld xDrive를 운전할 때 ‘손맛’과 ‘발맛’은 VIP가 알 수 없는 세계다. 대리 기사를 가끔씩 이용하는 CEO와 중견·중소 기업 및 외국계 회사 임원들이 이 차의 소비자층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주변 사람들의 눈치를 비교적 덜 보는 의사, 법조인 등 전문직 종사자도 잘 어울리겠다. ‘부의 상징’ 보다 ‘성공의 상징’을 보여주고 싶다면 벤츠 보다 BMW다. 뉴 730Ld xDrive 판매 가격은 1억4450만원이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