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나홀로 휴가'의 조재현 감독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동숭동 수현재씨어터에서 열린 뉴스핌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뉴스핌=김세혁 기자] "결혼계약제, 아내가 제발 다른 데서 말하지 말라더라."
연기파 조재현이 배우가 아닌 감독으로 대중과 만난다. 박혁권을 주연으로 기용한 '나홀로 휴가'에서 조재현은 40대 남자의 사랑과 일상을 이야기한다. '나홀로 휴가'는 우연히 만난 20대 여성과 사랑에 빠진 평범한 가장의 10년 방황을 담았다.
추석연휴를 하루 앞둔 13일 서울 수현재씨어터에서 조재현 감독을 만났다. 영화를 본 여성들이 대부분 질겁을 한다는 첫 이야기에 조재현은 "그래요?"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조재현은 "40대 중반 남자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다 보니 상대역 20대 여성에 대한 배려가 적었다"며 "아내가 불편해하냐는 질문도 많더라. 우리 아내 장점은 남편 일을 논하지 않는 거다. 창작활동하는 사람에 대한 배려가 있다. 다만 술 먹고 떠들던 결혼계약제 이야기는 제발 다른 데 가서 하지 말라더라"고 웃었다.
영화 '나홀로 휴가'의 조재현 감독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동숭동 수현재씨어터에서 열린 뉴스핌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감독의 말처럼 영화는 반듯한 가장으로 비치는 남자주인공 강재(박혁권)의 불륜과 10년 방황에 초점을 맞춰 여성에겐 다소 불편하게 다가간다. 이에 대해 조재현은 영화가 품은 본래 이야기는 불륜에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조재현은 "마냥 불편해할 작품은 아니라고 본다. 결혼에 대해 엄청 좋다고 평가하는 40~50대는 주변에 봐도 거의 없다. 이건 뭔가 잘못된 거다. 행복한 결혼을 하라는 게 우리 영화 이야기다. 긴장하고 살자는 의미를 담았다"고 말했다.
22시간 동안 시나리오를 썼다는 조재현은 "'감독으로서 인정을 받아야겠다' 혹은 '연기를 30년 가까이 했는데 망신당하면 안되는데' 이런 생각은 전혀 안했다. 전체적으로 만족한다. 보는 사람으로선 불만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가정에서 외로운 40~50대 가장의 비애를 전하고 싶었다"고 돌아봤다.
SBS 드라마 '펀치'에서 박혁권을 처음 만난 조재현은 그의 연기에 반해 첫 연출작의 주인공에 발탁했다. 조재현은 "원래 강재 역은 저 아니면 안될 거라 생각하고 시나리오를 썼다. 절절한 아픔을 저만 표현할 수 있을 줄 알았다. 박혁권에 대한 정보도 거의 없었다. 근데 연기 잘하더라. 어떡하면 좋을까 장면마다 되게 고민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라고 칭찬했다.
조재현의 첫 연출작품 '나홀로 휴가'는 오는 22일 개봉한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