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황세원 기자] 최근 중국에서 핀테크 산업이 초고속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은행권 고급 인재의 '핀테크 이직붐'도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 6일 중국 유력 경제매체 21스지징지바오다오(21世紀經濟報道)는 "은행 고위 경영진의 이직붐이 작년에 이어 지속되고 있다"며 "연초 이래 이직을 선택한 중국 은행권 고위경영진 61명 중 대부분은 민영은행, 핀테크업체를 선택했다"고 보도했다.
민영기업이나 핀테크 행(行)을 선택한 주요 은행권 고위 경영진으로는 리런제(李仁傑) 전(前)흥업은행장, 황하오(黃浩) 건설은행금융부 CEO, 허우번치(侯本旗) 공상은행 전자은행부 CEO, 황솽(黃爽) 전(前)스탠다드차타드은행(중국) CEO 등이다.
이들이 이직을 선택한 기업은 중국 IT 공룡 알리바바의 자회사인 마이진푸(螞蟻金服, 앤트파이낸셜)를 포함해 중국 보험업계 2위인 중궈핑안지퇀(中國平安集團, 중국평안그룹)의 P2P 융자 플랫폼 루진쒀(陸金所) 등으로 최근 중국에서 군림하고 있는 주요 핀테크 업체다. 장쉬양(張旭陽) 전(前)광다인항(光大銀行, 광대은행) 자산관리부 CEO와 황솽(黃爽) 전(前)스탠다드차타드은행(중국) CEO의 경우 아예 중국 대표 IT 기업인 바이두 부총재로 옮겨 눈길을 끌었다.
중국 주요 은행의 고위 경영진 사이에서 핀테크 이직붐이 불고 있는 주요인으로는 전통 은행업 내 연봉 및 대우 등 동기 부여 부족, 경직된 조직 구조 및 경영 방식 등이 꼽혔다. 최근 중국 내 금리 자유화 등 금융 개혁이 가속화 됨에 따라 인터넷 기반의 핀테크 업체가 전통 은행을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도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과거 중국은 예금 상한선과 대출 금리 하한선을 설정해 은행의 일정 수익을 보장해줬다. 하지만 금리 자유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중국 금융당국은 2013년 대출 금리 하한선을 철폐했고 2015년 10월에는 예금 금리 상한선마저 철폐했다. 사실상 전통 은행의 수익성을 보장해주던 방패막이가 사라지면서 예금 유치를 위한 은행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확대됐다.
<사진=바이두(百度)> |
정부 산하의 관리감독기관으로 옮긴 은행권 고위직도 보도돼 눈길을 끌었다. 21스지징지바오다오가 보도한 주요 은행권 고위 경영진은 류스위(劉士余) 농업은행 이사장, 리전장(李振江) 농업은행 부행장, 주허신(朱鶴新) 중국은행 부행장 등으로 류스위는 현재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주석으로 임명됐으며 리전장은 국무원금융사무국 부국장, 주허신은 쓰촨성(四川省) 부행장직에 임명돼 있다.
한편 중국 공상은행과 농업은행 중국은행 건설은행 교통은행이 최근 발표한 자료 따르면 전통 은행 영업이 침체에 빠짐에 따라 이들 5대 은행에서만 약 2만 5000명이 직장을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핌 Newspim] 황세원 기자 (mshwangs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