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주연 기자] 셀렉시옹은 셀렉션을 뜻하는 프랑스어로 배우·감독이 직접 꼽은 명장면을 공유하는 코너입니다. 보는 이의 시선에 따라 달라지는 최고의 원 신. 과연 영화를 만든 이들이 꼽은 베스트 신은 무엇일까요. ※상황에 따라 스포일러가 포함될 수 있음
◆송강호가 꼽은 명장면, 연계순(한지민)을 떠나보내는 이정출(송강호)
“이정출이 연계순을 보고 오열하지 않습니까. 사실 그게 쉽지 않아요. 관계의 성립이 없기 때문이죠. 아마 개연성을 추구했다면, 이정출이란 인물을 보고 고통스러워하진 않았을 겁니다. 작은 개연성 보다는 그 시대를 전체적으로 본 거죠. 전 연계순이 우리 민족을 상징한다고 봤어요. 카메라도 손만 보여주죠.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작은 손. 여자 의열단원에 대한 개인 연민이라기보다 작은 손 하나라도 구해주지 못하고 잡아주지 못한, 내 민족 내 동포를 고통스럽게 하는 처지가 고통스러운 거죠. 그게 이 영화의 주제이지 않나 하고요.
김우진(공유)과 이정출의 첫 만남 장면도 기억에 남습니다. 도자기가 진품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김우진을 염탐하고 살피는 시퀀스죠. 그 장면이 이정출이란 캐릭터가 어떤 인물인지 단박에 알 수 있게끔 하는 장면이라 중요하기도 했고요.”
◆공유가 꼽은 명장면, 기차 시퀀스&이정출·김우진의 첫 만남
“명장면이 너무 많아요. 그중 백미는 기차에서 나오는 시퀀스들이 아닌가 해요. 하시모토(엄태구)와 일본 경찰들에게 의열단이 잡힐까 하는 텐션이 밀도 있게 겹겹이 쌓이다가 식당 칸에서 터지죠. 그 긴장감이 좋았어요.
또 다른 신은 김우진과 이정출의 사진관 첫대면이죠. 김우진으로서도 공유로서도 두고두고 기억될 장면이에요. 영화 초반에 제일 압박이 심할 때 찍은 신이기도 하고 어쨌든 이 영화의 시작점이자 서로 속내를 감추고 쇼잉(보여주기)을 해야 하는 중요한 신이었죠.”
※영화 소개 7일 개봉한 영화 ‘밀정’은 1920년대 말, 일제의 주요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상해에서 경성으로 폭탄을 들여오려는 의열단과 이를 쫓는 일본 경찰 사이의 숨 막히는 암투와 회유, 교란 작전을 그린 작품이다. 제73회 베니스영화제비경쟁부문에 초청작으로 할리우드 제작사 워너브라더스가 투자·배급한 첫 번째 한국 영화다.
‘달콤한 인생’(2005)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2008) ‘악마를 보았다’(2010) 김지운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흥행 불패 배우’ 송강호가 이정출 역을, 새롭게 떠오른 ‘천만 배우’ 공유가 김우진 역을 맡아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이 영화의 또 다른 백미는 이병헌과 박희순이 특별출연이며, 일본 경찰 하시모토 역을 맡은 엄태구의 열연이 인상적이다.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 <사진=워너브라더스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