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한진해운 우량자산 인수 여력 있다
[뉴스핌=김지유 기자]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한진해운발 물류혼란에 대해 한진그룹과 조양호 회장 등 대주주의 책임을 강조하며, 적극 나설 경우 채권단이 이에 대한 지원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이 일시적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는 한진해운의 협력업체에 2900억원 규모 긴급 경영안정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5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한진해운 법정관리에 따른 금융지원 방안'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한진그룹, 선적화물 정보 제공 비협조"
임 위원장은 한진해운발 물류혼란의 경우 기본적으로 한진그룹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그룹과 대주주가 사회적 책임을 갖고 적극 나설 경우 채권단도 지원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어제 산은이 한진해운과 면담하고 이런 입장과 한진의 적극적 자세를 촉구하고, 채권단의 노력이 필요하다면 협의 지원 가능하다는 의사를 한진에 통보했다"며 "금융당국에서 해양수산부에 적극 협조를 구하고 있고 함께 최선의 방안을 찾아 보도록 하고 있지만, 이는 기본적으로 한진해운의 문제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채권단이 지원을 끊기 전 한진해운이 선적화물에 대한 정보파악에 협조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임 위원장은 "이런 문제에 대한 관계부처 간 협의, 사전논의가 없었냐는 지적이 있다"면서 "회사가 대외적으로 한진해운을 계속기업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정상영업상태를 유지했기 때문에 선적화물에 대한 화주, 구체적 운항정보 등을 파악하기 쉽지 않았다. 회사 측도 이에 대한 협조를 그렇게 탐탁해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관계부처 합동 TF로 대응…현대상선 대체선박 투입
이렇게 해외에 발이 묶여 있는 운항선박 79척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는 해수부 비상대응반을 범부처 차원의 총력 대응체계로 전환해 관계부처 합동대책 테스크포스(TF)로 구성·운영키로 했다. 팀장은 기재부 1차관과 해수부 차관이 공동으로 맡는다.
선적 대기중인 물량수송을 위해 현대상선의 대체선박을 투입하고, 국적선사들의 기존 운항노선 중 일부 기항지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해외 항만의 가압류를 피하기 위해 미국에 압류금지를 이미 신청했으며, 43개국 법원에 추가로 이를 신청할 계획이다.
임 위원장은 "앞으로 신규 나갈 물량에 대한 처리는 아무 불편 없이 이뤄질 것이라고 단기간 내 말하기 어렵다. 단기간에는 부담이 될 것"이라며 "국내 화주들 예컨대 삼성, LG 등 가전업체들이 현대상선에 이미 선적 방안 관련 협의 중이다. 현대상선의 대체선박 투입 통한 국내 운송 예정 물량 처리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진해운의 화주가 현대상선으로 갈지 확신할 수 없지만 국내 화주에 대한 확보 노력, 현대상선이 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최대한 현대상선 가용 물류 범위 내에서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상선, 한진해운 우량자산 인수 여력 있다
한진해운 우량자산에 대한 현대상선의 인수에 대해서도 가능한 일임을 강조했다.
임 위원장은 "만약 법원이 한진해운에 대해 파산정리 판결을 내리면 국내 해운산업의 경쟁력이 약화된다"며 "해운산업의 경쟁력 복원하기 위해 산업은행의 자회사가 된 현대상선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한진해운의 유용자산 많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도 "한진해운의 선박은 3분의 2가 용선이고, 사선도 선박금융에 의해 조달한 부분 많아 선박금융으로 인수하면 된다. 재원이 많이 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대상선도 가용 가능한 범위 내에서 어느정도 가능한지 추정하고 따져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산은·기은, 2900억원 긴급자금 투입…추경 재원 8000억원 특례보증
한진해운에 대한 채권단 자금지원이 중단되면서 일시적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는 견실한 중소·중견기업에 대해 산업은행은 1900억원, 기업은행은 1000억원의 재원을 활용해 자금을 제공할 예정이다.
또 이번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확보한 재원 8000억원을 활용해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에서 특례보증을 제공하기로 했다. 보증비율 우대를 높이고(85%→90%), 보증료율도 0.2%p 우대한다.
이들 네 곳의 정책금융기관에서 받은 기존 대출·보증에 대해서는 원금상환을 유예하고 만기를 연장(원칙 1년)해 주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은 한진해운 협력업체에 대한 맞춤형 금융상담 프로그램 실시하고,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한진해운의 협조를 통해 모든 협력업체를 조사해 업체별로 주거래은행과 '1:1 상담'을 진행한 뒤 지원방안을 검토한다.
[뉴스핌 Newspim] 김지유 기자 (kimji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