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컨테이너선 수주 전무...중고물량 풀리면 하반기도 '비상등'
[뉴스핌=방글 기자] 한진해운이 보유한 선박이 시장에 풀리게 되면서 조선업계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해운사들이 신조 발주 대신 중고선을 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사진=한진해운> |
5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이 보유한 선박은 컨테이너선 37척과 벌크선 21척 등 총 58척이다.
한진해운이 청산되면, 연불(일정 기간 빌린 돈을 해마다 나눠 갚는 것)로 매입한 선박은 선박 금융회사가 경매에 부칠 가능성이 크다. 자가 보유 선박 역시 매각 수순을 밟는다.
이에 따라 조선업계는 한진해운 선박의 처분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컨테이너선은 이미 공급과잉으로, 한진해운 배가 시장에 나오면 신규 수주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올해 7월까지 컨테이너선 신규 발주는 41척으로 전년 대비 90% 감소했다. 같은 기간 거래된 중고 컨테이너선은 68척으로 가격은 지난해보다 최대 17%까지 줄었다.
올해 상반기 수주절벽을 경험한 조선사들은 그 어느 때 보다 수주가 간절한 상황이다. 특히 유상증자를 추진중인 삼성중공업은 주가 관리를 위해서라도 수주가 절실하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컨테이너선 22척을 수주했지만, 올해는 벌크선 1척을 수주하는 데만 그쳤다.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도 지난해 각각 11척, 10척의 컨테이너선을 수주했지만 올해 컨테이너선 수주는 없었다.
업계 관계자는 “모든 선박의 발주가 전년 대비 67% 감소한 상황에서 컨테이너선은 90%까지 줄었다”며 “선사들이 필요한 경우, 신규 발주 보다는 중고 선박을 선택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주 가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한진해운의 중고선이 시장에 풀리면 신규 발주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지금과 같은 수주 절벽이 지속된다면 내년 하반기부터는 도크가 빌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조선업계에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국내 조선사들은 주로 해외 수주를 해왔다”며 당장의 여파는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최근의 상황을 보면, 한진해운이 국내 조선소에 발주 내역은 전무하다.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장기적 관점에선 한국 조선사가 성장하는 데 발목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방글 기자 (bsmil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