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주연 기자] 뜨거웠던 극장가 여름 전쟁이 끝났다. 하지만 그 열기가 채 식기도 전, 충무로는 바로 추석 시즌에 돌입했다. 김지운 감독의 ‘밀정’과 강우석 감독의 ‘고산자, 대동여지도’가 추석을 겨냥해 개봉하는 것. 물론 이 두 작품을 시작으로 2016년 하반기에는 대형 배급사들의 기대작들이 연이어 관객을 찾을 예정이다. 더욱이 이번에는 정우성, 강동원, 조인성 등 영원한 ‘여심 사냥꾼’ 오빠들부터 아이돌에서 배우로 자리매김한 연기돌의 활약까지 예고된 상황. 이에 한발 앞서 올 하반기 극장가 라인업을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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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J엔터테인먼트·워너브라더스·뉴스핌DB·송유미 미술기자> |
◆최고의 감독과 배우가 뭉쳤다…추석 극장가 대격돌 ‘밀정’ vs ‘고산자, 대동여지도’
가장 먼저 베일을 벗는 작품은 오는 7일 나란히 개봉하는 ‘밀정’과 ‘고산자, 대동여지도’다. 먼저 ‘밀정’은 흥행 ‘필패’ 소재에서 흥행 ‘불패’ 소재가 된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했다. 황옥 경부 폭탄사건을 모티브로 1920년대 말, 일제의 주요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상해에서 경성으로 폭탄을 들여오려는 의열단과 이를 쫓는 일본 경찰 사이의 숨 막히는 암투와 회유, 교란 작전을 그렸다.
할리우드 제작사 워너브라더스가 투자·배급한 첫 번째 한국 영화로 김지운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이 영화의 최대 무기는 송강호. 극중 이정출을 연기한 송강호는 정교한 연기로 이정출의 내면부터 시대 분위기까지 완벽하게 담아냈다. ‘부산행’(2016)으로 천만 배우 대열에 합류한 공유의 연기도 인상 깊다.
이에 질세라 국내 최대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에서는 ‘고산자, 대동여지도’를 추석 시즌 영화로 준비했다. 역사적 사건을 토대로, 박범신 작가의 소설을 ‘고산자’를 원작으로 만든 작품. 대동여지도를 완성하기까지 나라가 독점한 지도를 백성에게 돌려주고자 했던 고산자 김정호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렸다.
타이틀롤 김정호는 ‘차줌마’로 사랑받고 있는 차승원이 연기, 오랜만에 배우로서 진가를 발휘했다. 차승원은 섬세한 연기로 유머와 감동을 모두 챙기며 영화에 힘을 보탰다. 최남단 마라도부터 최북단 백두산까지 담은 생생한 팔도 절경과 어렵게 담은 대동여지도 원판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강우석 감독의 스무 번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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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J엔터테인먼트·NEW·쇼박스·뉴스핌DB·송유미 미술기자> |
◆오빠들이 온다, 그것도 두 번이나…‘아수라’ ‘더킹’ 정우성 VS ‘가려진 시간’ ‘마스터’ 강동원
하반기 라인업에는 그야말로 원조 ‘오빠들’이 대거 포진됐다. 먼저 오는 28일 ‘아수라’를 통해 정우성이 출격한다. ‘비트’(1997), ‘태양은 없다’(1998), ‘무사’(2001)에 이어 15년 만에 김성수 감독과 정우성의 재회했다. 스토리는 지옥 같은 세상에서 각기 다른 이유로 살아남기 위해 싸워야 하는 나쁜 남자들의 이야기. 중심축을 맡은 비리 형사 도경 역의 정우성에 황정민, 주지훈, 곽도원, 정만식까지 믿음직한 배우들이 한데 뭉쳐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12월에는 조인성과 ‘더 킹’을 선보인다. 지난 7월 촬영을 마친 이 영화는 권력을 잡기 위해 검사가 된 한 남자의 일대기를 그렸다. 특히 연기력과 스타성을 겸비한 미남 배우 정우성과 조인성의 동반 출연으로 촬영 전부터 숱한 화제를 모았다. 조인성이 성공을 꿈꾸는 박태수 역을, 정우성이 태수를 권력의 세계로 이끄는 한강식 역을 맡았다. 여기에 대세 류준열도 합류했다. 순제작비 100억 원대 규모를 자랑하는 대작으로 NEW가 투자·배급했다. 기획과 연출은 ‘관상’(2013) 한재림 감독이 맡았다.
정우성에 맞수를 놓는 이는 지난해 활발한 활동으로 여성들의 마음을 훔쳤던 강동원이다. 먼저 강동원은 오는 11월 즈음 판타지 멜로물 ‘가려진 시간’을 선보일 계획이다. 친구들과 산에 갔다가 다음날 혼자 구조된 소녀와 며칠 후 훌쩍 자라 나타난 소년의 이야기를 다뤘다. 신인 감독과의 작업을 즐기는 강동원의 새 파트너는 엄태화 감독. 엄태화 감독은 ‘숲’(2012) ‘잉투기’(2013)로 주목받은 충무로 기대주로 ‘가려진 시간’이 그의 첫 상업 장편영화다.
12월에는 CJ엔터테인먼트의 ‘마스터’로 정우성과 맞붙는다. 올연말 최고의 기대작 중 하나로 꼽히는 ‘마스터’는 건국 이래 최대 규모 사기 사건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기범들과 지능수사대의 추격을 그렸다. 더욱이 강동원은 ‘마스터’를 통해 지능범죄수사대 팀장을 연기, 생애 처음으로 거친 경찰 역할에 도전할 예정. 강동원 외에도 이병헌, 김우빈이 출연, 세 사람이 빚어낼 화음도 기대감을 높인다. ‘감시자들’(2013) 조의석 감독의 신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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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NEW·CJ엔터테인먼트·뉴스핌DB·송유미 미술기자> |
◆‘연기돌 일인자’ 임시완 vs 도경수…‘연기파 배우’ 유해진 vs 김윤석
아직 정확한 개봉 시기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연기’로 인정받은 몇 안되는 연기돌(아이돌 연기자) 두 명도 올 연말 신작을 들고 극장가를 찾는다. 먼저 제국의아이들 임시완은 ‘원라인’ 개봉을 앞두고 있다. ‘작업 대출’의 세계를 배경으로 대규모 대출 사기에 뛰어든 평범한 대학생의 이야기를 그린 범죄오락영화로 임시완은 타이틀롤로 활약한다.
그룹 엑소(EXO) 활동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도경수(디오)도 올겨울 배우로 관객을 만난다. 도경수의 두 번째 주연작은 ‘형’(가제). 뻔뻔한 사기꾼 형이 15년 만에 동생에게 돌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도경수는 동생으로 출연하며, 형 역할은 SBS 수목드라마 ‘질투의 화신’에 출연 중인 조정석이 맡았다.
하반기에는 개성 강하고 묵직한 연기파 배우들의 열연도 볼 수 있다. 쇼박스는 늦가을 개봉을 목표로 유해진 주연의 ‘럭키’를 준비 중이다. ‘키오브라이프’란 제목으로 출발한 이 영화는 냉혹한 청부 살인 업자와 무명 배우의 뒤바뀐 삶을 스크린에 펼친 작품이다. ‘덕혜옹주’로 모처럼 재미를 본 롯데엔터테인먼트는 하반기 김윤석 주연의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를 내놓을 예정이다. 세계적인 프랑스 작가 기욤 뮈소의 베스트셀러 동명 소설을 영화화했다.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