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성웅 기자] 기아자동차가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스포츠세단 '프로젝트 CK(이하 CK)'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CK가 공유 플랫폼(차체 섀시 등)이 아닌 별도 플랫폼을 사용해 제작되는 만큼, 고성능 차량 분야에서 기아차가 독자적인 노선을 취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기아차 CK는 지난 20011년 프랑크푸르트모터쇼를 통해 공개한 GT 콘셉트카의 양산형 차량이다. CK는 4도어 스포츠세단으로 기아차로써는 최초로 자체 개발한 스포츠세단이기 때문에 의미가 깊다.
디자인은 모터쇼에서 공개됐던 콘셉트카와 상당히 유사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내외 도로에서 위장막을 씌운 채 목격되고 있는 CK는 준대형 차급에 뒷유리와 트렁크가 매끄럽게 이어지는 '쿠페형' 디자인을 갖추고 있다.
또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3.3ℓ 가솔린 터보 엔진을 장착하고 후륜구동 방식을 채용하는 등 고성능 모델에 걸맞는 사양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CK의 또 한가지 주목할 점은 플랫폼(차대)이다. 당초 외신 등에서는 CK가 준대형 차급에 후륜구동 방식이라는 점을 이유로 CK가 현대차 제네시스 브랜드의 G80과 동일한 플랫폼을 사용할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러나 CK는 G80의 플랫폼이 아닌 CK만의 독자적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된다.
'CK'의 원형이 된 기아자동차 GT콘셉트카 <사진=기아자동차> |
현재 기아차와 현대차는 ▲엑센트-프라이드 ▲아반떼-K3 ▲쏘나타-K5 ▲그랜저-K7 ▲아이오닉-니로 ▲투싼-스포티지 ▲싼타페-쏘렌트 등 소형부터 중형SUV까지 대부분 차급에서 플랫폼을 공유하고 있다.
기아차 독자 플랫폼 차량은 모닝, 레이, 모하비 등 5개 차종에 불과하다.
플랫폼 공유는 아우디·폭스바겐을 필두로 인피니티·닛산, 렉서스·토요타 등 많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에서 실시하고 있을 정도로 세계적인 추세로 자리 잡고 있다. 플랫폼 하나를 잘 만들어 공유할 경우 신차 개발 비용을 절감하고 이를 내외장재 고급화에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다만 플랫폼 공유에 따른 브랜드 간 상호 간섭효과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기아차가 CK의 플랫폼을 독자적으로 제작한 것 역시 이러한 측면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애초에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 당시에도 '플랫폼 공유는 없다'라는 얘기가 지배적이었다"라며 "럭셔리 브랜드를 표방하는 제네시스의 플랫폼이 기아차 브랜드로 출시하면 간섭효과 뿐만 아니라 제네시스 브랜드 이미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CK의 경우 별도의 플랫폼으로 개발 중이지만 워낙 외신의 'G80 공유'기사가 많다보니 일일이 대응하지 않았다"며 "명칭의 경우 'K8'이라는 소문도 있지만 전에 없던 차종이다보니 아직 정해진 바는 없다"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이성웅 기자 (lee.seongwo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