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구조변화에서 촉발된 소득분배, 단편적 제도로 해결 안돼"
[뉴스핌=이지현 기자] '1%와 99%', '강남과 강북', '금수저와 흙수저'…오늘날 한국 사회를 나타내는 표현 속에는 심각한 소득 격차, 불공정한 대가에 대한 냉소와 체념이 짙게 묻어난다.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성장과 분배를 동시에 성취한 나라로 알려졌던 한국이 최근에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소득분배가 악화되고 있는 나라 중 하나로 거론된다. 우리는 왜 이런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일까?
책 '한국의 소득분배'는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제기되는 소득분배 개선의 요구를 더욱 큰 목소리로 대변한다. 더 나아가 그 요구에 구체적인 정책으로 답하는 데 필요한 넓고 튼튼한 기초를 제공한다.
<사진=한울엠플러스> |
우선 책에서는 1990년 중반 이후 한국의 소득분배가 악화되기 시작한 주 요인을 한국 경제의 구조적 변화에서 찾는다.
책의 저자들은 "제조업 고용이 줄고, 여기서 방출된 근로자들이 생상성이 낮은 숙박업·소매업 등으로 몰리면서 전반적인 소득분배 악화가 진행됐다"며 "더불어 60세 이상 가구가 급증했는데, 이들의 퇴직에 따른 소득 감소도 소득분배가 악화된 주 요인"이라고 지적한다.
결국 지난 20여 년간 지속적으로 악화된 한국 소득분배 문제의 원인이 한국 경제의 구조적 변화에 있는 만큼, 결코 단편적인 정책 대응으로 개선하거나 완화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
책의 저자는 여섯 개 장으로 구성된 책의 한 꼭지를 맡아 1990년대 이후 한국의 소득분배가 악화된 요인 등 문제를 분석하고, 앞으로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지 대안을 제시한다.
1장~6장에서는 한국 경제의 구조변화·복지와 분배·산업구조 변화·노동부문·인구구조 변화·거시경제적 관점에서 소득분배 문제를 분석하고 향후 정책 방향을 제안했다.
궁극적으로 6명 저자의 논의는 조세·이전지출·최저임금 인상 등 과거 한국의 소득분배 개선 제도와는 다른 차원에서 진행된다. 한국의 소득분배가 악화된 주 요인이 세계경제의 환경 변화와 더불어 한국 경제의 구조적 변화에 따른 것인 만큼, 장기적인 시각에서 정책 방향을 올바로 설정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것.
저자들이 제시한 장기적이고 현실적인 소득분배 문제 완화 정책을 바탕으로 이 책은 앞으로 한국의 소득분배 문제를 논할 때 빈번하게 인용될 자료가 될 것이다.
조윤제·윤희숙·김종일·이장원·성명재·박종규 지음|한울엠플러스| 232쪽| 2만3000원
[뉴스핌 Newspim] 이지현 기자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