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팜, KT와 고부가가치농업에 ICT 접목
자체 알고리즘으로 작물에 최적화된 생장 환경 조성
[편집자]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는 K스타트업들이 늘고 있다. 창조적 아이디어로 무장한 K스타트업들은 혁신적 기술과 자본, 경영능력 등을 새로이 흡수하며 글로벌 성공신화를 꿈꾸고 있다. 이에 뉴스핌은 미래창조과학부와 함께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 한국경제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K스타트업의 산실이 된 전국 18개 창조경제혁신센터 입주기업들을 매주 2~3개씩 선정, 집중 소개하는 시리즈를 마련했다.
[뉴스핌=심지혜 기자] #뜨거운 여름, 햇빛을 피해 둘러앉은 농부들이 시원하게 막걸리를 마시고 있다. 햇빛에 더해진 열기로 비닐하우스가 뜨겁게 달궈지기 시작했다. 술을 먹던 농부들은 작물 걱정으로 오래지 않아 각자의 비닐하우스로 흩어졌다. 반면 한 농부는 앉은 자리에서 스마트폰을 꺼냈고 앱으로 비닐하우스 창문을 열었다.
“농부들은 매일 휴일도 없이 밤낮으로 쉬지 않고 농작물을 관리한다. 직장인이나 농부나 하는 일이 다를 뿐 같은 직장인이다. 주 5일 근무제가 적용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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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팜 스타트업 사이언스팜의 유병우 대표는 농부들도 자기만의 삶이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유 대표는 “농업에도 많은 기술들이 적용됐지만 상당수가 모든 것을 직접 관리하는 방식으로 작농한다”며 “스마트팜을 아용하면 생산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주말이 있는 삶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스마트팜은 정보통신기술(ICT)를 온실 등에 접목해 스마트폰, PC로 작물의 생육환경을 원격 및 자동 관리할 수 있는 농장이다. 정부도 스마트팜 도입을 적극 장려하며 도입 농가에 구축을 추진중이다.
유 대표가 처음부터 농업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근무하면서 항공 통신관련 일을 했고 독립해 2000년 웹사이트 개발, 인터넷 솔루션 개발, 웹호스팅 서비스, 온라인 마케팅 사업을 수행하는 MUB정보통신회사를 설립했다. 당시 농업이 고부가가치 사업이라 판단해 자동화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설립한 회사일이 바빠 잊고 지냈다.
그러다 2년 전, 농업이 6차 산업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시장이 되겠다’는 생각이 번뜩 들어 본격적으로 스마트팜 사업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시장 조사를 위해 방문한 농가만 1000여 곳. 유 대표는 KT에 스마트팜 사업을 제안했고 지난해 10월 협약을 맺었다. 그리고 올해 2분기부터 본격적인 스마트팜 사업을 본격화했다.
최근에는 농업이 고도화되면서 스마트팜 기업들이 느는 추세다. 정부 역시 스마트팜 확산을 위해 지원 산업을 진행하고 있다. 때문에 비슷한 기업들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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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팜 개요도. <사진=KT> |
하지만 유 대표는 자신감을 보였다. 온도, 습도, 양액, 이산화탄소 등 16가지 조건을 파악하고 조절하는 센서와 농작물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하는 ‘고도화된 알고리즘’ 여타 스마트팜들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단순히 상황 변화에 따른 알림만 서비스 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최적의 생장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 핵심이다.
일례로 뜨거운 햇볕으로 비닐하우스 온도가 높아졌다 해서 단순히 온도만 낮추는 식의 반응이 아니라 온도 변화가 미치는 다양한 영향을 분석해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 자동적으로 적용한다. 또한 전국에 KT전화국이 있어 현황 파악은 물론 영업하기에 용이하다고 강조했다.
유 대표는 “KT는 기술 지원부터 전국에 위치한 KT 전화국이 사이언스팜과 농가를 연결시켜주는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런 인프라는 다른 기업들이 따라오기 힘든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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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우 사이언스팜 대표 |
유 대표는 농촌 뿐 아니라 스마트팜을 도심이나 주말 농장 같은 소규모 농장에서도 이용할 수 있는 ‘옥상팜’, ‘도시팜’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그는 “외국의 경우 레저 활동으로 농작물을 재배하기도 한다”며 “우리도 주말농장이나 옥상 등에 작물을 재배하는데 ‘잘 키우는 즐거움’을 위해 소규모로 스마트팜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사이언스팜의 목표는 현재 50농가에서 올해 70~80, 내년 300~400곳으로 스마트팜 적용 농가를 확장시키는 것이다.
더불어 스마트팜은 농작물 시장이 큰 중국으로, 도시팜은 땅이 척박한 중동 시장으로의 진출을 고려하고 있다.
유 대표는 “중국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농산물 생산 국가로 놓칠 수 없는 시장”이라며 “중동은 땅이 척박하니 도시팜이 도움 될 것 같다”고 예상했다.
다만 섣부른 해외 시장 진출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유 대표는 “국내 시장은 한계가 있어 성장을 위해서는 해외로 나가야 하지만 우선 국내에서 내실을 다진 다음 글로벌 시장에 도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기능 외에 작물의 성장을 돕는 센서도 개발하는 등 현재 시스템을 더 고도화 할 계획”이라며 “기술력 외에 농가에 신뢰를 얻어 입소문 난 기업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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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는?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경기센터)는 경기도와 KT가 손잡고 IT · 게임·차세대 통신 등 지역 특화 분야 스타트업·벤처 기업과 중소·중견 기업 육성 및 글로벌 진출을 지원한다.
특히 경기센터가 위치한 곳과 가까운 곳에 게임사들이 몰려있는 만큼 글로벌 히트게임 벤처 창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또한 핀테크 창업 활성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핀테크지원센터를 설치하고 관련 기술벤처 육성은 물론 금융회사와 공동으로 공모전 및 사업화를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사물인터넷(IoT) 혁신기업 육성 시범 사업을 추진하고 통신기업 KT의 장점을 살려 차세대 이동통신(5G) 활성화도 지원한다.
또한 각 지역 혁신센터의 글로벌 진출 지원업무를 수행한다. 온-오프 플랫폼을 구축해 해외 투자자·엑셀레이터·글로벌 진출 준비 기업 등을 연결해 주고 공동 브랜드로 해외 전시회에 참여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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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심지혜 기자 (sj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