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년간 골프장·빌딩 매입에 1조1000억원 투자
편중된 임대주택 사업에서 빌딩 임대업으로 사세 확장
[뉴스핌=이동훈 기자]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사진)이 잇따라 빌딩 매입에 나서 '부동산 큰 손'으로 부상하고 있다.
기존 주택 임대사업만으로 사세 확정이 힘들어 빌딩 임대사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2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부영그룹은 지난 23일 삼성화재 을지로 사옥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올해 초 삼성생명 태평로 사옥 인수에 이어 연이어 5000억원 규모의 빌딩을 매입한 것이다.
삼성화재 을지로 사옥은 지하 6층~지상 21층, 연면적 5만 4653㎡ 규모다. 지난 5일 진행된 삼성화재 본사사옥 입찰에는 부영그룹을 비롯해 신한카드, 중국 안방보험(동양자산운용), 이지스자산운용 등이 출사표를 던졌다. 부영이 제시한 인수 가격은 450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부영그룹과 늦어도 내달 말까지는 계약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부영그룹이 삼성화재 본사 건물까지 사들이면 삼성 금융 계열사 빌딩 매입비만도 약 1조원에 달한다.
빌딩의 활용 방안은 미정이지만 임대업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부영그룹은 서울 중구 세종대로 사옥을 그대로 사용한다는 방침이기 때문이다.
부영그룹 관계자는 “빌딩 매입을 위한 자금 조달이나 향후 운영 계획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며 “임대사업으로 활용하는 것은 여러 방안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최근 부동산 매입에 활발하다. 지난해 3150억원에 인천 대우자동차판매 부지를 사들였고 올해는 안성 마에스트로CC(900억원), 강원 태백 오투리조트(800억원), 제주 더 클래식 CC&리조트(380억원), 서울 삼성생명 태평로 본관(5000억원)을 품에 안았다.
부영이 적극적으로 부동산 자산을 인수할 수 있는 것은 풍부한 현금이 있기에 가능하다. 지난해 부영의 매출액은 1조5637억원, 영업이익은 3297억원이다. 1년 안에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자산은 5조4714억원. 이익잉여금은 1조6261억원이다. 이중근 회장의 개인 자산도 2조원에 달한다.
부영의 빌딩 및 리조트 인수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주요 사업인 주택 임대사업만으로 기업 성장세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이중근 회장은 땅 투자에 관심이 매우 높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부영이 리조트뿐 아니라 대형 빌딩 매입에도 나서 부동산 큰 손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기업형임대주택(뉴스테이) 등으로 임대주택 흐름이 바뀌고 있어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투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임대사업으로 현금 유동성이 좋다는 점도 부동산 매입에 유리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