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주연 기자] 막바지 여름 극장가, 국내 4대 배급사 NEW·CJ E&M·롯데엔터테인먼트·쇼박스가 선보인 네 편의 텐트폴 영화(흥행 가능성이 높은 영화)가 막판 스퍼트에 돌입, 서서히 흥행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달 20일 개봉한 ‘부산행’을 시작으로 ‘인천상륙작전’ ‘덕혜옹주’ ‘터널’까지, 일주일 간격으로 베일을 벗은 영화들이 차례대로 성적표를 받아보고 있는 것. 결과를 간단히 말하자면, 올여름 극장가 전쟁은 패자 없는 격돌이었다. 네 편의 영화는 기대를 만족감으로, 혹은 걱정을 기우로 바꾸며 각자 수익을 챙겨 돌아갔다. 다행히도 이번엔 모두가 웃으며 퇴장할 수 있게 됐다.
◆‘부산행’부터 ‘터널까지’ 손익분기점 돌파…그래도 1위는 ‘부산행’
패자는 없지만, 그래도 승자는 존재했다. 바로 올해 첫 천만 영화 반열에 이름을 올린 ‘부산행’이다. 제69회 칸국제영화제에 초청받으며 화제를 모은 ‘부산행’은 개봉 전부터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그리고 그 열기는 개봉 후에도 이어졌다. ‘부산행’은 ‘좀비 재난물’이란 신선한 소재, 가족애에서 비롯된 묵직한 감동, 배우들의 열연으로 지금까지 총 1127만8733명(이하 8월24일 오전 영진위 통합전산망 기준)의 관객을 모았다. 이로써 ‘부산행’은 올해 처음이자 ‘베테랑’ 이후 약 1년 만에 탄생한 천만 영화가 됐다.
‘부산행’ 개봉 일주일 뒤 베일을 벗은 ‘인천상륙작전’도 꾸준히 관객을 모으며 마지막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현재까지 누적관객수는 682만2450명으로 450만명 남짓 되는 손익분기점을 가뿐히 넘겼다. 앞서 이 영화는 언론 시사회 직후 지나친 애국주의와 이분법적 사고로 ‘국뽕 영화’ ‘반공 영화’란 혹평을 받았지만, 관객들의 선택은 달랐다. 그들은 자신을 희생하는 첩보 대원들의 스토리에 눈물을 흘렸고 ‘인천상륙작전’은 보란 듯 흥행에 성공했다. 더욱이 쏟아지는 신작 속에서도 여전히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랭크된 만큼, 700만 돌파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여름과 달리 3, 4위를 차지한 작품들의 흥행 성적 역시 훌륭하다. 먼저 지난 10일 마지막 타자로 여름 극장가 대전에 합류한 ‘터널’은 개봉 3주차인 현재도 주중 평균 10만, 주말 평균 4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정상 자리를 지키고 있다. 누적관객수는 537만7785명. 이만하면 ‘인천상륙작전’ 역전도 가능하다. 네 작품 중에서 가장 낮은 관객수를 모은 ‘덕혜옹주’ 역시 이미 497만147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특히 ‘덕혜옹주’의 경우 뜨거운 입소문 속에 ‘개싸라기 흥행’(시간이 갈수록 관객수가 증가한다는 은어)을 이어가고 있어 눈길을 끈다.
◆‘부산행’ 최다 수익, 30억+908억+α…손예진도 롯데도 웃었다 ‘덕혜옹주’
단순 관객수를 넘어 가장 많은 수익을 낸 작품 역시 ‘부산행’이다. ‘부산행’은 순제작비 85~86억 원, 총제작비 115억 원이 들어간 작품. 지금까지 누적매출액은 908억7592만8028원에 달한다. 단순히 총제작비를 제외해도 이미 700억원이 넘는 돈을 벌어들였다. 물론 해외 선판매 금액은 제외된 상태다. 지난 5월 칸국제영화제에서 일본·중국·프랑스·미국·독일·남미 등 총 156개 국가에 선판매한 금액만 30억원(250만불) 이상. 여기에 현재 할리우드의 몇몇 대형 스튜디오와 리메이크 판권 계약 진행 중이라 그 금액까지 더해지면 수익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인천상륙작전’도 수익을 낸지 오래다. 올여름 텐트폴 중 가장 많은 돈이 들어간 ‘인천상륙작전’은 순제작비로 147억원, 총제작비로 170억원이라는 큰돈을 썼다. 이후 ‘인천상륙작전’이 지금까지 벌어들인 돈은 533억7706만6203원이다. 구태여 비교하자면, ‘부산행’보다는 적은 돈이지만, 이 역시 결코 만만한 수치는 아니다.
‘터널’과 ‘덕혜옹주’도 무리 없이 손익분기점에 도달하며 수입을 냈다. 먼저 순제작비 77억원, 총제작비 107억원을 투자한 ‘터널’은 현재까지 436억2495만3042원을 벌었다. 주연배우 손예진의 10억원 투자로 화제를 모은 ‘덕혜옹주’ 역시 순제작비인 85억원은 물론, 총제작비인 110억원 보다 많은 395억6113만6789원을 벌어들이며 수익을 내고 있다. 이로써 손예진은 원금 회수에 이익금까지 챙기게 됐고, 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약 1년6개월 만에 이익을 보는 영화를 배출했다.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