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지분 19.16%로 늘리기로..공정거래법 통과 등 과제
삼성물산 아래 삼성전자지주ㆍ금융지주 삼각편대 시나리오
[뉴스핌=김신정 기자] 삼성그룹의 금융 지주회사 설립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18일 삼성의 주요 금융계열사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삼성증권 등이 이날 오후 이사회를 열고 삼성생명이 삼성화재로부터 삼성증권 주식을 추가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사실상 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삼성물산 아래 삼성생명이 있고, 그 아래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카드, 삼성자산운용 등 금융계열사가 집결해 있다.
삼성생명은 삼성화재(15%), 삼성증권(11.2%), 삼성카드(71.9%), 삼성자산운용(98.7%) 등의 지분을 보유 중으로, 이번 지분 추가 매입으로 삼성생명의 삼성증권 지분은 19.16%로 늘어나게 된다.
삼성생명은 이날 공시를 통해 삼성화재로부터 2342억5200만원 규모의 삼성증권 주식 613만2246주를 취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삼성화재는 기존 소유한 삼성증권 지분 8%를 전량 삼성생명에 넘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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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기준 지분율 |
관련업계에선, 이를 두고 삼성생명의 다른 금융계열사 지분 매입이 금융지주사 편입 지분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삼성생명이 금융지주회사가 되기 위해선,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라 상장 자회사 지분은 30% 이상, 비상장사는 50% 이상을 확보하고 1대 주주 지위에 올라야 한다. 삼성생명은 앞서 지난 1월에도 이사회를 통해 삼성전자가 보유한 삼성카드 지분 전량을 인수해 72%를 보유하고 있다.
오는 2020년 금융당국이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 및 감독 기준(솔벤시Ⅱ)을 도입할 예정으로 자본 확충금이 늘기 때문에 삼성이 그 전에 금융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마무리할 것으로 관련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삼성이 향후 삼성생명을 증권, 화재, 카드 등 금융 계열사 지분을 보유한 삼성 금융지주회사(삼성생명 투자부문)와 생명보험업을 영위하는 삼성생명 사업회사로 분할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삼성화재와 지속적인 삼성증권 자사주 매입도 향후 삼성 금융지주회사가 자회사 지분 확보에 따른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삼성화재와 삼성증권은 기존 보유한 자사주를 향후 금융지주회사 전환시 삼성 금융지주회사에 매각해 자회사 지분율 요건을 완화시킬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삼성생명이 중간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하려면 국회에 계류 중인 공정거래법이 통과돼야 하는 선행절차도 아직 남아 있어 적잖이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런 이유로 삼성측은 금융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에 대해 여전히 선을 긋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금융지주사 전환과 관련 아직 관련 법조차 개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시간과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며 말을 아꼈다.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지주회사는 금융자회사를 두는 것이 금지돼 있지만, 개정안이 통과되면 금융 자회사를 거느린 중간 지주회사 설립이 가능하다.
이외에 삼성그룹 안팎에서는 금융계열사를 제외한 제조업체와 관련, 향후 삼성전자가 지주회사 전환을 위해 인적분할해 삼성전자 투자회사(홀딩스)와 사업회사로 나눈 뒤, IT계열사끼리 소규모의 인수합병을 진행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쉽게 말해 삼성 오너가가 30%이상 보유한 삼성물산을 주축으로 삼성전자 지주회사와 삼성 금융지주회사를 갖추는 구조가 된다는 얘기다.
이런 맥락에서 지난 6월 전자계열사에 대한 본격적인 사업재편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삼성SDS를 인적분할해 IT서비스 분야 가운데 컨설팅 SI사업군이 삼성전자로 흡수합병된다는 설이 나돌았다. 당시 삼성은 "삼성SDS가 사업군 분할 여부를 검토하는 단계로 아직 주요 다른 계열사와 합병을 논하기는 이른 상황"이라고 공시를 통해 답했다.
하지만 그룹 안팎에서는 삼성이 시간을 두고 이같은 지주회사 재편을 천천히 진행할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정대로 미래에셋대우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은 사실상 지주회사로서 삼성전자 지주회사와 삼성 금융지주회사 지배를 통해 그룹 내 전자와 금융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 확보가 예상된다"며 "이후 공정거래법상 중간금융지주 법제화 추이를 살펴가며 진행될 예정으로, 삼성물산과 삼성전자 지주회사의 합병도 검토 가능하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신정 기자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