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4개로 계획 변경…경쟁사는 계획 유지하거나 늘려
[뉴스핌=송주오 기자] 우리은행이 올해 신규 영업점(출장소 포함) 계획을 크게 줄였다. 우리은행은 10개의 영업점을 올해 신규로 낼 계획이었지만, 상반기에 4개 지점으로 마무리 지었다. 민영화를 위한 매각 절차를 앞두고 내실다지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 6월 말 기준 센트럴시티지점과 문정중앙지점, 삼성전자서울R&D캠퍼스 출장소, 롯데월드몰 출장소 등 4개의 신규 영업점의 문을 열었다. 하반기에 추가 계획이 없어 우리은행의 올해 신규 지점 구상은 이대로 완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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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은 올 들어 신규 영업점 계획을 축소해왔다. 당초 10개를 목표로 했으나 1분기를 지나면서 5개로 다시 2분기에 4개로 감소했다. 최근 3년 간의 행보와는 다른 모습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2013년 21개, 2014년 29개, 2015년 15개 등 신규 영업점 두 자릿수를 유지해왔다.
우리은행의 신규 영업점 축소는 경쟁사와 대비되는 모습이다. 국민은행은 올 초 밝힌 신규 지점 22개 계획을 변경하지 않았고 상반기에 6개의 지점을 새롭게 냈다. 신한은행 역시 최대 19개의 신규 지점 계획을 되려 2개 늘렸다. KEB하나은행은 7개에서 6개로 소폭 조정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신규 점포 계획은 신도시 개발 등 여러 가지 환경적 요인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결정한다"며 "올해의 경우 신규 지점을 4개 이외에 추가할 만한 후보지가 없다"고 설명했다.
업계 일각에선 매각 공고를 앞두고 비용 관리 측면의 일환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우리은행은 이광구 행장 취임 이후 내실다지기에 주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은 지난 6월 말 기준 부실채권(NLP)커버리지 비율을 140%로 높였다. 3월 말 기준 126.5%에서 불과 3개월 만에 13.5%p를 개선했다.
NPL 커버리지 비율은 충당금(대손충당금+대손준비금) 적립액을 고정 이하 여신(3개월 이상 원리금이 연체된 부실채권)으로 나눈 수치로 은행의 자산건전성을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다.
우리은행은 부실채권(NPL)에 대한 대규모 매각과 상각(손실반영)으로 커버리지 비율을 끌어올렸다.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동안에만 총 2조8000억원에 육박하는 부실채권을 매각하거나 상각 처리했다.
또한 우리은행은 지난해 반대매수청구권을 행사해 성동조선과 STX조선 채권단에서 빠져 나왔다.
내실다지기에 나서면서 우리은행의 수익성은 상승 곡선을 탔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조593억원으로 전년대비 140%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7503억원을 기록해 45.2% 증가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영업 신규 점포에 대한 전략은 각 은행마다 다르게 접근한다"면서도 "우리은행의 경우 매각 이슈가 있기 때문에 신규 점포 계획에도 이런 부분이 많이 반영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송주오 기자 (juoh8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