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부 "북한 정권 비판 매체 소지시 범죄자 취급 받을 수 있어"
[뉴스핌=이영태 기자] 미국 국무부가 11일(현지시각) 미국인들에게 북한 여행의 위험성을 상기시키며 3개월 만에 다시 여행경보를 발령했다.
북한에 자정까지 영업하는 편의점 형태의 '연쇄상점'이 등장했다. 사진에 등장한 '황금벌상점'은 식료품과 각종 일용품을 판매하며 아침 6시부터 자정까지 영업을 한다.<사진=RFA> |
미 국무부는 이날 발표한 여행경보에서 미국인이 북한에 억류되면 '북한 전시법'에 따라 처리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지난 5월에도 북한 방문시 부당하게 가혹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며 여행경보를 내린 바 있다. 보통 6~7개월 만에 발표하는 경고를 이번엔 불과 3개월 만에 새로 발동한 것이다.
국무부는 지난 10년간 14명의 미국인이 북한에 억류됐다며 북한 정권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긴 어떤 형태의 매체라도 소지했을 경우 북한에서 범죄자 취급을 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이 같은 경고에도 불구하고 북한 여행을 갈 경우 북한 내부에서 개인의 사적인 영역이 지켜질 것으로 절대 기대하지 말라고 설명했다. USB 드라이브나 CD롬, DVD, 휴대전화, 태블랫, 노트북 컴퓨터, 인터넷 검색 기록 모두 검열당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북한 당국이 여행자들의 휴대전화 반입을 허용한다 해도 북한의 통신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을 경우 작동되지 않고, 북한 당국은 모든 통화 기록을 고스란히 들여다 볼 수 있다는 경고도 했다.
또 북한 체제나 지도자를 비판하는 어떤 종류의 매체도 소유해선 안 된다며, 그럴 경우 범죄 행위로 간주돼 노동수용소에서 장기간 구금되고 무거운 벌금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에선 범죄에 해당되지 않는 행위에 대해 지나치게 가혹한 선고를 내리는 북한의 법 집행체계를 여행경보를 내린 이유라고 소개했다. 이로 인해 체포되거나 장기간 구금될 수 있으며, 특히 억류된 미국인은 '북한 전시법'에 따라 처리될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지난달 8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 대한 미 정부의 첫 인권제재에 반발해 인질 문제를 포함해 모든 것을 전시법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선포했다. 이후 북한은 억류 중인 미국인 인질들에 대한 영사 접견조차 차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지난 3월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에게 호텔에서 선전물을 훔친 죄로 15년의 노동교화형, 4월에는 한국계 미국인 김동철 씨에게 10년 노동교화형을 각각 선고한 상태다.
미국은 그동안 평양의 스웨덴 대사관 등을 통해 미국인 인질을 접견했지만 스웨덴 대사관이 웜비어를 마지막으로 접견한 것은 지난 3월2일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지난해 4월과 11월에도 북한에 대한 여행경보를 발령했었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