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 인수해도 '초대형 IB' 5조 맞추기 어려워
[편집자] 이 기사는 7월 27일 오후 5시14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이영기 기자] 매물로 나온 하이투자증권이 인기가 없다. 자기자본 5조원을 요건으로 하는 '초대형 IB'에 기대를 걸었지만 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거란 의견이 다수다. 결국 하이투자증권은 한국시장 진입을 노리는 외국계에 팔릴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번주 중 '초대형 IB'육성방안을 발표한다.
업계에서는 '초대형 IB'로 선정되기 위해 하이투자증권을 인수하려는 증권사가 있는지가 관심사였다.
결론은 "없다"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한 IB 관계자는 "덩치를 더 키우고 싶어하는 미래에셋이나 한국투자증권에게 삼성증권이 매력적이지 하이투자증권은 아니다"면서 "NH투자증권은 현실성 있는 방안이기는 하지만 그룹 차원에서 또 구조조정 부담을 안고 싶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기자본 규모를 보면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대우가 합병하면 5조원을 넘긴다. NH투자증권이 4조5000억원,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통합KB증권이 각각 3조원대다. 신한금융투자가 2조5000억원대이고, 그 뒤로 하나금융투자 메리츠종금증권 대신증권이 1조원대 후반이다.
NH투자증권을 제외하고는 하이투자증권(자기자본 규모 3월말 현재 7139억원)을 인수하더라도 5조원을 맞출 수 있는 증권사는 없다. NH투자증권은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을 합병한지 얼마되지 않아 또 한번 인수에 나서기가 부담스럽다. 이에 증자를 통해 초대형 IB 조건을 맞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국투자증권은 SK증권 등 다른 매물이 등장할 가능성이 있어 하이투자증권에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투자는 최근 증자를 통해 '한국형 IB' 요건인 자기자본 3조원으로 규모를 키우기로 방침을 정했다.
◆ 한국시장 노리는 '외국계'가 인수후보로 부상
여기에 '한국형 IB' 또는 '초대형IB'가 돼도 큰 잇점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나금융투자, 메리츠종금증권, 대신증권 등이 M&A를 통해 몸집키우기를 할 이유가 별로 없다는 얘기다.
IB업계 관계자는 "신한금융투자나 하나금융투자, 메리츠종금증권, 대신증권 등에게는 하이투자증권 M&A가 더이상 메리트를 가지지 못한다"며 "메리츠종금증권은 최근 불참을 선언했고, 신한금투가 증자를 발표한 것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방은행지주도 인수 후보로 회자됐다. 하지만, BNK금융은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를 갖고 있다. DGB금융은 하이투자증권의 뿌리가 부산 경남지역임을 고려하면 다음 기회를 기다릴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계 특히 최근 한국금융시장 진입을 노리는 중국자본이나 외국계 연기금, 대형 자산운용사가 하이투자증권을 사들일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이들의 전략을 읽고 선수를 치는 사모펀드도 주목받는다.
IB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안방보험이 보험에 이어 증권업에 진출할 수 있고, 별도의 자문사를 운영하면서 한국 자본시장에 투자하는 (인바운드) 대형자산운용사 등을 하이투자증권 인수 후보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