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지은 기자] 그들의 노래 가사대로 ‘더블D와 함께 하는 특별한 밤’이 펼쳐졌다. 180분간 무려 27곡을 소화했다. 데뷔 12년차 듀오답게, 탄탄한 내공을 뽐내며 완벽한 무대매너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최자(36)와 개코(35)로 구성된 다이나믹듀오가 23일부터 양일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2016 다이나믹 듀오 단독 콘서트’를 개최했다. 서울에서 열리는 콘서트의 마지막 날인 만큼, 어느 때보다 열정적인 무대가 이어졌다.
첫 시작은 인사 대신 강렬한 비트로 시작됐다. 다이나믹듀오는 ‘이력서+다시 쓰는 이력서’로 오랜만에 말 대신 노래로 인사를 전했다. 첫 곡임에도 분위기는 중반정도 흘러간 것처럼 뜨거웠다. 개코와 최자는 무대를 누비며 관객과 일일이 눈을 맞췄다.
‘쌔끈해’까지 이어간 후, 최자는 “저희 공연에 와주셔서 감사하다. 지금 밖이 굉장히 더운데, 여기가 피서지라 여기고 놀다 가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개코 역시 “지금 이 곳이 록페스티벌 현장보다 더 뜨거울 것 같다”며 분위기를 띄웠다.
짧은 인사 후 다이나믹듀오는 다시 공연에 집중했다. ‘길을 막지마+슛 골인+될 대로 되라고 해’로 초반부터 무르익은 분위기를 그대로 끌고 갔다. 여기에 4개의 움직이는 VCR로 화려한 영상미를 더했고 풀 밴드 사운드와 디제잉이 공연장을 꽉 채웠다. ‘만루 홈런+Sold Out’ 무대에는 아메바컬쳐 식구이자 래퍼인 얀키가 깜짝 등장해 팬들을 환호하게 했다.
다이나믹듀오는 단독 콘서트에 정규 8집 수록곡도 절적하게 섞었다. 원년 팬들과 공연에 처음 온 관객을 위해 숨은 명곡과 히트곡을 번갈아 선곡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공연을 만들었다. ‘야유회’ ‘AEAO’까지 끝낸 두 사람은 정식 인사에 나섰다. 개코는 “인사가 늦었다. 저희는 다이나믹듀오다. 지금 공연이 중반도 안 왔는데 갈수록 더 재미있어진다. 기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후 다시 공연을 진행하면서 멘트는 줄였다. 그렇다고 오랜만에 만난 팬들과 소통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최자와 개코는 무대를 서로 번갈아 다니며 관객과 눈을 맞추고 떼창하는 팬들을 보며 훈훈한 아빠 미소를 지었다. 또 무대를 찍는 팬의 카메라를 바라보며 랩을 하며 그들만의 소통을 이어갔다.
매 곡 관객의 떼창은 대단했다. ‘불면증’ ‘거기서 거기+죽일 놈’까지 무대 위에서 비 오듯 땀을 쏟는 두 사람을 위해 팬들은 목청 높여 랩과 노래를 따라 불렀다. 이어 ‘Good Love’를 부르기 전, 최자는 “오늘 공연은 어제에 비해 커플이 많이 오신 것 같다. 솔로들은 과거 애인을 떠올리시면 좋을 것 같다”고 말해 야유를 샀다. 이때 개코는 “지금 너는 애인 있다고 그런 말을 하냐?”며 돌직구를 날렸다. 그러자 객석에서는 하나같이 최자의 연인 설리의 이름이 튀어나와 웃음을 더했다.
‘Good Love’가 끝난 후 다이나믹듀오의 달달한 노래 ‘날개뼈’가 이어졌다. 뜨거운 분위기에 지친 관객을 위해 한차례 쉬어가는 시간을 만들었다. 완벽한 완급조절로 ‘믿고 보는 공연’의 진수를 보여줬다. 다만 이 분위기도 오래가진 않았다. 게스트들은 열기가 식을새라 바로 공연장을 달궜다. 무대에 등장한 제시는 최근 Mnet ‘쇼미더머니5’에서 샵건의 피처링을 맡았던 ‘미친놈’을 부르며 팬들을 뒤흔들었다.
제시는 “안녕하세요, 여러분. 제시에요. 여기 분위기 너무 좋다. 이런 공연에 초대해준 다이나믹듀오 선배님 너무 고마워요. 제 공연 아니라고 호응 안 해주면 안 돼요. 아셨죠?”라며 귀여운 멘트를 더했다. 제시는 이 멘트가 끝나자마자 ‘센 언니’로 강렬한 랩을 선보였다. 이어 KBS 2TV ‘언니들의 슬램덩크’에서 공개한 언니쓰의 ‘SHUT UP’으로 호응을 이끌었다.
뜨거운 분위기는 곧바로 빈지노가 받았다. 초호화 게스트답게, 쉴 틈 없이 진행되는 공연에 관객의 흥은 제대로 터졌다. 그는 재지팩트 멤버 시미 트와이스와 ‘Aqua Man’ ‘Boogie On&On’ ‘Break’까지 연달아 부르며 어느 때보다 열정적인 무대를 선사했다.
게스트의 무대가 끝난 후 다시 등장한 다이나믹듀오는 “이대로 집에 가야하는 줄 알았다. 게스트 무대가 너무 뜨거워서 우리 무대가 걱정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약한 소리도 잠시, ‘신나+꿀잼’ ‘어머니의 된장국’ ‘BAAAM’으로 옛 히트곡과 신곡을 완벽하게 리믹스하면서 객석을 장악했다.
공연이 후반부로 치닫자 다이나믹듀오는 숨을 고르기 시작했다. 최자는 “지금 곡은 많은 분들이 공감을 했던 노래다. 우리가 3년 전인, 20세 때 쓴 곡”이라고 장난을 섞어 설명했다. 개코 역시 “벌써 3년 전인가? 시간 빠르다”며 맞장구를 쳐 웃음을 더했다. ‘고백’이 시작되자, 객석에서는 탄성이 터져 나오면서 또 한 번 떼창이 시작됐다.
다이나믹듀오는 최근 새롭게 선보인 그룹 ‘하비’를 소개하며 프라이머리를 무대로 초대했다. 프라이머리는 무대에 오르자마자 인사도 하지 못한 채 전주가 시작돼 당황한 기색으로 키보드 앞으로 황급히 움직여 모두를 웃겼다. 그는 “인사도 못할 뻔했다. 신인 그룹 하비의 멤버”라며 신인다운(?) 인사를 건넸다.
최자와 프라이머리는 ‘몸만 와’를 선보인 후 개코가 합세해 ‘씨스루’까지 연달아 소화했다. 잠시의 쉬는 시간도 없었다. 노래가 끝나면 다음 곡의 비트가 곧바로 시작됐다. 하지만 두 사람은 지친 기색 없이 ‘출첵+불꽃놀이’로 마지막까지 불태웠다.
공식적인 무대가 끝나자 객석에서는 ‘앙코르’가 터져 나왔다. 다이나믹듀오가 무대에 다시 나올 때까지 ‘앙코르’는 멈추지 않고 이어졌다. 다시 무대에 오른 두 사람은 “오늘 정말 분위기 최고다. 너무 뜨겁고, 잊지 못할 공연이 될 것 같다. 서울 공연은 오늘이 마지막이지만 부산과 광주가 남아있다. 더 놀고 싶은 분들은 언제든 와도 된다”며 재치 있는 입담을 뽐냈다.
두 사람은 ‘Ring My Bell’ ‘불타는 금요일’로 분위기를 다시 띄웠다. 마지막 곡 ‘자니’에서는 관객이 휴대전화 플래시를 이용해 다이나믹듀오의 선물 같은 공연에 작은 보답을 했다. 대규모 공연장이 아니었던 만큼, 팬들을 보며 미소 짓는 다이나믹듀오의 표정도 모두 볼 수 있었다. 제대로 쌓인 공연 내공과 뜨거운 무대 매너 덕에 팬들은 180분간 힙합으로 하나 되는 희열을 느낄 수 있었다.
[뉴스핌 Newspim] 이지은 기자 (alice09@newspim.com)·사진=아메바컬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