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양진영 기자] SM(에스엠) 엑소가 세 번째 단독 콘서트의 신호탄을 서울에서 화려하게 쏘아 올렸다. 8만이 넘는 팬들과 만난 엑소는 노련한 강약 조절이 돋보이는 공연 구성과 신곡을 7곡이나 소화하며 '퍼포먼스 최강자'임을 증명했다.
7월22~24일, 29~31일 6일간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세 번째 단독 콘서트 투어 ‘EXO PLANET #3 - The EXO’rDIUM -‘(엑소 플래닛 #3 – 디 엑소디움 –)을 진행하는 엑소는 무려 8만4000여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동시에 체조경기장에서 갖는 최다 공연(단일)의 기록도 갖게 됐다.
이번 엑소 콘서트에서는 23일 카이의 갑작스런 부상으로 9명 완전체의 퍼포먼스를 만날 수 없었지만 엑소의 경쟁력인 퍼포먼스와 다양성을 갖춘 풍성한 무대를 한꺼번에 만날 수 있었다. 그 가운데 노련한 강약 조절을 맞춘 구성이 일품이었다. 또 지난 6월 발표한 정규 3집 '이그젝트(EX'ACT)'의 수록곡, 새로운 멤버 조합의 유닛 신곡까지 공개되며 항상 '기대 이상'을 보여주는 엑소 공연의 힘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했다.
◆ 전매 특허 '엑소 퍼포먼스', 눈을 뗄 수 없는 '강약 조절·꽉 찬 구성'
엑소는 이날 무려 37개 곡을 선보이며 체조경기장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또 한없이 서정적인 촉촉한 감성으로 물들였다가 함께 뛰며 즐기며 객석과 하나가 되는 등 노련한 공연 강자의 진가를 보여줬다. 이들은 이번 공연에서 66m x 13m 크기의 본 무대를 비롯한 대형 돌출 무대, 2~3층 객석까지 연결된 간이 무대, 대형 중계 스크린 4개를 포함한 6개의 중계 스크린 등 초대형 무대 구성을 선보였다.
엑소는 멤버들이 차례로 무대에 등장하는 가운데, 레이저와 폭죽을 이용한 화려한 오프닝을 선보였다. 무대의 분위기와 조명에 따라 엑소의 새로운 야광봉은 그 색깔을 달리하며 장관을 연출했다. 웅장한 편곡으로 분위기가 확 달라진 첫 곡 MAMA는 엑소의 세 번째 콘서트의 강렬한 시작을 알렸다.
바로 뒤이어 이번 정규 3집 'Monster'가 시작됐고 쩌렁한 라이브와 함께 엑소의 전매특허 군무, 강렬한 퍼포먼스를 만날 수 있었다. 백현이 막간 독무를 보여준 가운데, 그 뒤로 전광판 모양의 무대 효과가 더해지며 그의 댄스를 더 돋보이게 했다.
'늑대와 미녀 (Wolf)'에서는 기승전결이 살아있는 구성과 귀를 찢을 듯한 사운드, 뜨거운 라이브와 퍼포먼스까지 엑소의 모든 것을 압축한 무대를 만날 수 있었다. 디오는 "엑소디움에 온 걸 환영한다. 오늘 세번째 날인데 세 번째 날이라 더 에너지가 넘친다. 기대하신 만큼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말했다.
백현은 "어제 굉장히 분위기가 핫했다. 오늘 잘 보시고 집에 가서 부모님께 잘 보고 왔다고 엑소가 나쁜 존재만은 아니라고 말해달라. 엑소가 공공의 적이다. 다치지 말고 끝까지 즐겨보자"고 친근하게 팬들에게 말을 건넸다. 수호는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게 됐다"고 전날 다친 카이를 언급하며 "멤버든 여러분이든 다치지 말아야 한다. 제 맘이 아프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미니 2집에 수록됐던 'Thunder'가 흘러나오자 객석은 한번 더 함성으로 폭발했다. 멤버들은 팬들 가까이, 세 곳으로 나누어 이동했고 그루브 넘치는 안무와 목소리로 체조경기장을 순식간에 사로잡았다. 장규 2집 수록곡 'PLAYBOY' 무대에서는 VTR 화면에 합성된 효과 덕에 더욱 운치있는 무대가 완성됐다. 빗속에서 몽환적인 음악에 취한 듯한 효과에 팬들의 흥분은 최고조에 달했다.
폭발할 듯 했던 무대는 잠시 분위기를 바꿔, '불공평해' 무대에 이어 어쿠스틱 세션으로 탈바꿈했다. 수호는 "그간 퍼포먼스 무대를 많이 보여드렸는데우리의 생목, 생목소리를 만날 수 있을 거다. 엑소의 목젖, 성대를 실감할 수 있는 마음 속 깊이까지 느낄 수 있는 섹션이다"라고 이 순서를 소개했다.
레이와 찬열이 직접 기타를 들고 연주하며 나란히 앉은 엑소 멤버들의 목소리에 맞춰 반주를 넣었다. 댄스곡 위주로 선보이던 엑소의 완전히 상반된 매력이 반짝였다. 디오의 'MY LADY'는 더욱 더 성숙한 처리와 섬세한 감정으로 마무리됐고 다음 곡 'TURN TO CRY'에서는 멤버들의 사랑스러운 하모니를 만날 수 있었다. '월광'에서는 첸과 디오의 목소리로 장식된 감미로운 오프닝과 다리를 다친 카이의 목소리도 이 무대에선 마음껏 들을 수 있었다. 레이는 직접 연주를 도맡으며 자작곡이자 솔로곡 '모노드라마'도 짧게 들려줬다.
엑소는 발라드곡 뿐만 아니라 지난 정규 2집 타이틀곡 'CALL ME BABY'까지 어쿠스틱 버전으로 준비했다. 이들은 "앞으로는 마음껏 따라부르셔라. 마이크를 드리면 그 부분은 에리(EXO-L) 파트다"라고 말했다. 격한 안무가 없어도 멤버들은 곡의 묘미를 살려내는 데 성공했다. 여기엔 팬들의 뜨거운 떼창이 더해져 더욱 의미있게 완성됐다. '유성우'에서는 세훈이 뒷 무대에서 느낌이 감성적이면서도 섹시한 느낌의 독무를 선보였다. 이어 후반부는 멤버들이 중앙 무대로 나와 높낮이가 각양각색인 큐브 형 무대에서 안무와 노래로 팬들을 자연스레 퍼포먼스 무대로 이끌었다.
'TENDER LOVE'와 'LOVE ME RIGHT'로 다시 슬슬 댄스에 시동을 건 엑소는 'XOXO' 'Girl X Friend' '3.6.5'로 모든 팬들을 흥에 겨워 자리에서 일어나게 했다. 가장 객석 가까이에서 팬들과 직접 만나는 시간, 어김없이 무빙 스테이지가 동원됐고 너도 나도 함께 춤추며 흥에 젖었다. 엑소는 2-3층까지 찾아가 이들을 보러온 팬들에게 사탕을 선물하며 애정을 주고 받았다.
언제 발라드를 부르고 마냥 소년같은 엑소를 보여줬는지 싶게, 엑소는 또 한번 옷을 바꿔입었다. 이제는 공연 강자로 노련한 이들이 여러 차례 보여준 구성이기도 했다. '중독 (Overdose)'이 흘러나오자 한번 더 객석은 폭발했다. 'TRANSFORMER' 'LIGHTSABER'로 이어진 무대에 팬들은 열렬히 환호했고, 그들의 카리스마 넘치는 퍼포먼스에 눈을 뗄 줄 몰랐다. 'LIGHTSABER'에서 색색깔의 레이저봉을 들고 격한 댄스를 소화하며 엑소는 '듣고 보는 공연'으로 만족감을 가득 선사, 정점을 찍었다.
◆ 정규 3집 신곡·新 유닛 시우민·찬열·세훈 신곡 최초 공개…무엇을 기대하든 '그 이상'
정규 3집 앨범이 나오고 난 뒤 첫 공연, 엑소는 팬들이 듣고 싶어하는 모든 노래를 직접 준비했다. 최초로 공개된 수록곡 '백색소음 (White Noise)'에서 중앙 무대에서 물이 채워진 듯한 큐브가 올라오며 엑소 콘서트에서는 또 다른 이색적인 스테이지를 선보였다. 또 다른 중앙 무대로 이동한 엑소는 실제로 무대에 비를 뿌리며 여름 무더위를 한 번에 날려버릴 시원한 무대를 선사했다. 트렌디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한 분위기의 음악에 백현과 첸, 디오의 개성 넘치면서도 감성을 건드리는 보컬이 어우러졌다.
'Artificial Love' 무대에서는 엑소의 더없이 섹시한 매력을 만날 수 있었다. 최초 공개 각자 지팡이를 든 멤버들은 객석 가까이의 각자의 포지션에서 일명 '지팡이 댄스'를 선보였다. 후렴 부분 지팡이를 이용한 골반 댄스 타임이 되자 팬들은 파격적인 퍼포먼스에 뜨겁게 열광했다. 눈을 가리고 중앙에서 등장한 레이의 독무로 이 곡의 무대는 완성됐다.
역시 최초로 공개한 '유리어항 (One and Only)'에서는 엑소 멤버들이 분위기를 바꿔 슬로우한 템포와 서정적인 가사와 멜로디에 맞춰 멤버들은 웨이브를 비롯한 부드러운 동작들로 구성한 안무를 통해 곡의 분위기를 한껏 살렸다. 'Stronger' 전주 부분서 시작된 레이와 세훈의 댄스 무대. 모든 팬들은 숨 죽이고 둘의 독무를 지켜봤다. 위에서 쏟아지는 물 속에서 둘은 흠뻑 젖은 채로 농염한 안무를 능숙하게 해냈고 그제서야 팬들은 함성을 토해냈다. 이어 본 무대에 등장한 디오와 수호, 백현, 첸의 일명 '보컬 라인' 멤버들이 이 곡을 감미롭게 소화했다.
찬열이 작사에 참여한 'Heaven'도 팬들이 가장 반겼던 무대 중 하나였다. 마치 남자친구처럼 사랑스러우면서도 달콤하게 곡을 표현한 멤버들은 이내 팬들의 가까이에서 소통했고, 언제 그랬냐는 듯 퍼포먼스 최강자 엑소로 탈바꿈했다. 'LIGHTSABER' 무대를 마친 뒤 멤버들은 비로소 팬들에게 "무대 어땠냐"면서 최초 공개한 무대에 대해 팬들과 얘기를 나눴다.
시우민은 이번 콘서트 중 가장 인상깊은 무대로 'LIGHTSABER'를 골랐다. 그는 "지난 'The EXO’luXion' 공연 때 'EL DORADO'였다면 이번 'The EXO’rDIUM'에선 'LIGHTSABER'다. 제 독무 보셨냐"면서 뿌듯해했다. 수호는 "무대 중간 중간에 가볍게 초능력을 쓰는 모습을 보여드렸다. 첸 씨는 'THUNDER' 나오기 전에 번개를 치고 저는 '백색소음' 할 때 비를 내렸다. 무대 효과 맞고요. 초능력은 엑소 플래닛에서 쓰는 걸로"라고 말해 팬들을 웃겼다.
첸은 "여러분 'Artificial Love' 진짜 섹시했죠?"라며 팬들을 한번 더 흥분하게 했다. 수호는 "그 곡은 여러분이 자다가도 연상이 되실 거다"고 덧붙였다. 시우민은 "사실 첸 씨가 'Artificial Love' 출 때 어머니 앞에서 췄다고 너무 부끄러웠다더라"면서 "저도 어머니 앞에서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해 한번 더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디오는 "'LIGHTSABER'가 가장 좋다. 저는 무대 위에 있어 못보지만 우리 퍼포먼스가 거기 다 들어있다. 처음부터 백현이가 꽃을 들고 하는 게 있고 끝 부분 레이저봉 안무가 정말 멋있다"고 말했다.
엑소 세 번째 콘서트에서 또 하나의 특별한 볼거리는 세훈, 시우민, 찬열로 구성된 뉴 유닛이 출범했다는 점이었다. 엑소는 그간 수호, 백현, 첸으로 구성된 보컬 유닛이나 카이와 세훈, 혹은 레이를 포함한 댄스 유닛을 주로 공연에서 선보여왔다. 이번에는 힙합 색채가 강한 팀 내 유닛 구성이었다.
최초로 공개하는 신곡 '같이해' 무대. 뒤를 찢을 듯한 힙합 비트로 전주가 시작되고 찬열과 세훈, 시우민은 '같이 같이 해'라는 후렴을 부르며 힙합 리듬으로 경기장을 물들였다. 찬열은 그간 '엑소의 목소리'라고 자신을 소개했듯 이번에야말로 폭풍 래핑을 쏟아내며 래퍼로서 청체성을 드러냈다. 시우민 역시 무대를 누비며 팬들과 '같이해'를 같이했다. 세훈 역시 그간 보옂지 않았던 속사포 랩을 쏟아내며 의외의 면을 보여줬다. 2절에서는 멤버별 랩 파트가 이어지며 '쇼미더머니'를 방불케하는 엑소의 힙합 열정을 만날 수 있었다.
지난 콘서트에서 처음 선보인 미발표곡 'Full moon'과 일본 첫 싱글 수록곡 'Drop that'의 한국어 버전 무대가 이어지며 막간 '힙합 뮤직 타임'이 이어졌다. 이후 'EXO Keep on Dancing'에서는 다시, 멤버들의 퍼포먼스를 만날 수 있었다. 이후 역시 정규 3집 수록곡 'Cloud9'이 흘러나오며 팬들을 더없이 기쁘게 했다. 신곡부터 유닛, 힙합까지. 어쩌면 엑소에게 기대하지 않았던 것까지 모두 만날 수 있는 공연이었다.
특별히 엑소는 본 무대와 중앙 돌출 무대 외에 6개의 대형 이동식 슬라이딩 LED 및 3층 객석 전체를 감싸 안는 형태의 215m 길이 LED, 키네시스 모터로 움직이는 육각형 조명 트러스 7개, 15m 높이 레인커튼을 이용한 비 효과 등 초특급 스케일의 환상적인 무대 연출을 동원해 풍성한 볼거리를 선사했다. SM 퍼포먼스 디렉터 심재원이 총 연출을 맡은 훌륭한 강약 조절의 구성과 섬세한 연출, 엑소의 폭발적인 무대 장악력은 제대로 시너지를 발휘했고 어김없이 '역시, 엑소'라는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엑소의 세 번째 단독 콘서트 ‘EXO PLANET #3 - The EXO’rDIUM -‘(엑소 플래닛 #3 – 디 엑소디움 –) 서울 공연은 22~24일, 29~31일 6일간 총 6회에 걸쳐 개최되며 회당 1만4000명, 총 8만4000여명의 관객을 동원할 예정이다. 가수 단일 공연 사상 최초 체조경기장 6회 공연이란 대기록을 쓴 엑소. 이후 아시아와 전 세계를 아우르는 콘서트 투어로 열기를 이어간다.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 · 사진=SM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