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리메이크 드라마 '굿 와이프'(왼쪽)와 웹툰 원작 드라마 '싸우자 귀신아' <사진=CJ E&M> |
[뉴스핌=이지은 기자] tvN이 리메이크 드라마에 이어 또다시 웹툰 원작 드라마로 안방극장을 두드렸다. 이번에는 시즌7로 마무리된 미국 드라마를 각색했고, ‘치즈인더트랩’과 마찬가지로 미완결 웹툰을 드라마로 만들었다. ‘미생’ 이후 원작 드라마가 연이어 참패한 만큼, ‘굿 와이프’와 ‘싸우자 귀신아’가 용두사미의 굴욕을 벗고 성공 사례로 남을 수 있을까.
◆미국 드라마 리메이크…한국판 ‘굿 와이프’
한국판 ‘굿 와이프’는 캐스팅 단계부터 화제였다. 스크린의 여왕 전도연이 무려 11년 만에 브라운관 복귀를 선언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유지태, 윤계상, 김서형, 김태우, 차순배 등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면서 방송 전부터 ‘믿고 보는 드라마’라는 얘기를 듣기 시작했다.
사실 ‘굿 와이프’의 편성이 확정되고 기대만큼 우려도 컸다. 7년간 매 시즌 전미 시청률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원작의 인기가 어마어마했기 때문이다. 국내 드라마 시장이 미국 문화와 다르다는 점도 걱정거리였다. 뭣보다 원작 ‘굿 와이프’에 비해 한국에서는 언어의 수위와 내용, 그리고 표현에 대한 자유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이 핸디캡으로 꼽혔다.
리메이크한 드라마인 만큼, 포스터도 비슷한 굿 와이프 <사진=CJ E&M·뉴시스> |
뚜껑을 열어보니 기우였다. '굿 와이프'의 1회 시청률은 3.966%(닐슨, 케이블플랫폼 가입 기준)로 우려의 목소리를 모두 잠재웠다. 원작의 줄거리는 그대로 가져오되, 한국 정서를 섞어 드라마를 처음 접하는 시청자들이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었다. 2회는 3.765%로 시청률이 다소 하락했지만,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지면서 더욱 탄탄한 스토리가 전개됐다.
이 드라마는 별다른 각색은 피하면서도 미국 원작 내용을 그대로 가져오진 않았다. 이정효 PD는 “리메이크 드라마다보니 원작을 그대로 가지고 온 부분도 있다. 하지만 우리 상황에 맞게 변화한 에피소드가 많다. 원작과 리메이크를 비교하는 재미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2회까지밖에 진행되지 않았기에 ‘대박이다’ ‘쪽박이다’ 평가하긴 이르다. 다만 지금과 같은 호평이 남은 14부까지 계속 이어진다면, 리메이크 드라마의 성공사례로 남을 것으로 예상된다.
원작 '굿 와이프'에 한국 정서를 섞은 한국판 '굿 와이프'(사진 위), 웹툰 내용을 그대로 가져온 '싸우자 귀신아' <사진=tvN '굿 와이프' '싸우자 귀신아' 캡처> |
◆미완결 웹툰, ‘싸우자 귀신아’…‘치인트’의 굴욕 벗을까?
tvN이 미완결 웹툰 ‘치즈인더트랩’으로 굴욕을 맛본 지 4개월이 지났다. 이번에 선을 보인 드라마 ‘싸우자 귀신아’ 역시 ‘치인트’와 마찬가지로 미완결 웹툰을 드라마가 원작. 워낙 원작 마니아가 많은 ‘치인트’의 경우 독단적 전개 등으로 혹평에 상처만 남기고 종영했다.
‘싸우자 귀신아’는 호러코미디로, 귀신과 대화하는 소년과 귀신 소녀가 드라마에 등장한다. 웹툰에서는 코믹의 비중이 적었지만, 드라마에서는 이를 극대화했다. 또 귀신의 CG 역시 지금껏 나온 방송 중에서 가장 생동감 넘치게 표현했다는 게 제작진 설명이다.
웹툰과 드라마 속 남녀주인공의 싱크로율도 제대로 맞아떨어졌다는 호평이 들린다. 또 드라마 내용인 ‘선 병맛 후 중독’이 시청자들에게 확실하게 통했다는 평가다. 첫 방송 시청률도 4.055%를 좋았고, 2회분 역시 4.063%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웹툰의 대표 이미지와 똑같은 드라마 포스터 <사진=CJ E&M·웹툰 '싸우자 귀신아'> |
문제는 극의 중반부터다. 사실 리메이크 드라마의 경우, 초반에는 대중의 이목을 끌기 위해 원작의 내용을 크게 바꾸지 않는다. 미완결 웹툰의 가장 큰 문제점이 여기서 드러난다. 결말을 만들기 위해 웹툰 작가와 끊임없이 상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자칫 뜬금없는 결말로 향하는 경우가 있다. 바로 ‘치인트’가 이에 해당된다.
tvN에서 시도한 웹툰 드라마 중 성공한 것을 꼽으라면 ‘미생’ 하나뿐이다. 원작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고, 이미 결말이 나온 작품이기에 조금 각색이 더해져 완벽한 하나의 드라마를 만들었다. '치인트'로 삐끗했던 tvN이 ‘싸우자 귀신아’를 통해 또 하나의 성공한 웹툰 원작 드라마를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뉴스핌 Newspim] 이지은 기자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