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상반기 1조원에서 올해 3500억원으로
미청구공사, 해외손실 등 불확실성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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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동훈 기자] 건설사들이 회사채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다. 회사채 발행 규모는 급감했고 발행에 참여한 건설사도 대거 줄었다. 해외사업 손실과 미청구공사 등으로 건설사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신용등급도 하락 추세여서 회사채 발행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된다.
30일 건설업계 및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10대 건설사의 회사채 발행액은 3500억원이다. 이는 전년동기(1조950억원) 대비 68% 감소한 수치다.
올 상반기 회사채를 크게 발행한 대형건설사는 사실상 삼성물산 하나 뿐이다. 삼성물산은 지난 16일 총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2000억원과 1000억원으로 나눠 발행했다. 표면금리는 각각 1.74%, 1.89%. 만기일은 각각 2019년 6월, 2021년 6월이다.
삼성물산은 기업 신용등급이 건설사 최상위인 ‘AA+’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이유는 삼성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기업이란 점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발행액을 크게 뛰어넘는 4700억원이 몰렸다. 회사측은 이 자금을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삼성물산 외에는 롯데건설이 200억원, SK건설이 300억원 규모를 발행했을 뿐이다. 롯데건설은 지난 4월 회사채 200억원을 3년 만기로 발행했다. SK건설은 지난달 1년 만기 300억원을 발행했다.
작년 상반기와 비교하면 발행규모가 크게 줄었다. 작년 상반기에는 현대건설 등 6개사가 총 10건에 걸쳐 1조950억원에 달하는 회사채를 발행했다. 현대건설이 2건에 3500억원을 발행해 규모가 가장 컸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총 2000억원, SK건설 1800억원, 롯데건설 1700억원, 대우건설 1000억원, 대림산업 950억원 등이다.
표면금리도 상승하고 있다. SK건설은 작년에 회사채 300억원을 표면금리 4.6%에 발행했다. 올해는 같은 금액의 회사채에 4.9% 금리를 적용했다. 롯데건설도 작년 최저 표면금리 4.3%에서 올해는 4.6%로 상승했다. 기준금리는 낮아졌지만 오히려 건설사들의 이자 부담은 더 커진 것이다.
대형 건설사들이 회사채 시장에서 인기를 끌지 못하는 이유는 실적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건설사마다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씩 손실을 수시로 반영하고 있다. 저가로 수주한 해외 사업장이 주범이다. 가격 경쟁력을 기반으로 수주에 성공했지만 공기 지연, 공사비 증가 등으로 손해를 입는 사례가 적지 않다.
미청구 공사도 풀어야 할 숙제다. 지난 1분기 기준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의 미청구공사는 각각 2조5047억원, 2조1411억원이다. GS건설 1조7384억원, 삼성물산 1조6410억원, 포스코건설 7852억원 등이다. 발주처에 공사비를 청구하지 않는 금액이지만, 시장에선 잠재적 부실로 구분된다. 발주처 상황에 따라 공사비를 전액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동부증권 조윤호 연구원은 “미청구공사액과 미수금 합계가 매출액의 30%가 넘으면 향후 추가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미청구공사액을 줄여야 건설사의 불확실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건설사 IR담당 관계자는 “현재 10대 건설사라 할지라도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을 제외하곤 회사채 발행을 장담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어닝 쇼크’가 사라지고 해외부실을 해결해야 회사채 시장에 더욱 자유롭게 발을 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