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주연 기자] 두둑한 배포에 수려한 외모까지 갖춘 희대의 천재 사기꾼 김선달(유승호). 그는 보원(고창석), 윤보살(라미란), 견이(시우민)와 함께 기상천외한 사기행각을 벌이며 조선 팔도에서 최고의 사기패로 명성을 떨친다. 그러던 어느 날, 이들은 담파고(담배) 탈취라는 새로운 판을 준비하던 중 충격적인 사건을 겪는다. 김선달은 사건의 배후에 당대 최고의 권력가 성대련(조재현)이 있음을 확인, 그를 속이기 위해 ‘주인 없는 대동강’을 미끼로 목숨을 건 인생 최대의 판을 꾸민다.
구전 설화를 재구성한 영화 ‘봉이 김선달’은 대중에게 익숙한 대동강 사기극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미덕은 스피디한 추격전과 곳곳에 배치된 웃음 코드. 빠른 호흡에 깨알 같은 유머가 더해지니 확실히 지루할 틈이 없다.
볼거리도 가득하다. 특히 여러 개의 강을 하나로 모아 탄생시킨 영화 속 대동강은 관객의 시선을 단박에 사로잡는다. 때와 장소에 따라 달라지는 기막힌 변신술도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각각의 에피소드에 맞게 바뀌는 배우들의 모습은 확실히 이 영화만이 가진 특별한 재미다.
물론 뭐니 뭐니 해도 ‘봉이 김선달’의 최대 장점은 ‘유승호 활용법’이다. 유승호에게 꽃미남 사기꾼 옷을 입힌 박대민 감독은 ‘국민 남동생’에서 ‘남자’로 거듭난 유승호에게 대중이 기대했던 모든 모습을 스크린에 펼쳤다. 능청스럽게 농을 던지고 끊임없이 윙크를 날리는 등 작정하고 여심을 홀리니 빠져들지 않을 재간이 없다. (대단히 놀랍거나 시선을 앗아갈 정도의 연기를 보여준 건 아니지만)'봉이 김선달’이 베일을 벗은 후 ‘캐치 미 이프 유 캔’이 거론된 데에도 확실히 그의 공이 크다.
반면 많은 팬이 기대하고 있을 엑소(EXO) 시우민의 활약은 평가하기 난감한 구석이 있다. 분량 자체는 적지 않은데 이렇다 할 연기를 보여줄 장면이 별로 없다. 물론 딱 한 장면, 그의 감정이 최고치로 올라오는 신이 있지만 논하지 않는 편이 모두를 위해 낫다. 그저 확실한 건 극장을 여러 번 찾아도 아깝지 않을 ‘덕후’(하나의 콘텐츠를 매우 좋아하는 이들을 이르는 인터넷 신조어)들을 위한 서비스 컷이 가득하다는 거다. 간단히 말해 ‘봉이 김선달’ 속 시우민은 견이, 혹은 배우 시우민이라기보다 우리가 알던 잔망(?) 가득한 엑소 멤버에 가깝다.
덧붙이자면, 유승호를 돕는 전설의 사기패 고창석, 라미란과 유승호와 극렬하게 대립하는 조재현의 연기는 의심할 여지 없는 ‘봉이 김선달’의 플러스 요인이다. ‘믿고 보는 배우’는 절대 그냥 나온 말이 아니다. 12세 이상 관람가. 오는 7월6일 개봉.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 <사진=CJ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