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공유와 김수안, 정유미, 마동석, 최우식, 안소희, 김의성(왼쪽부터)이 21일 오전 서울 광화문 나인트리 컨벤션에서 열린 영화 '부산행' 제작보고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뉴스핌=장주연 기자] 기대감과 자신감으로 똘똘 뭉친 ‘부산행’의 주역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21일 서울 종로구 나인트리 컨벤션에서는 영화 ‘부산행’(제작 ㈜영화사 레드피터, 제공·배급 NEW)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연상호 감독을 비롯해 배우 공유, 정유미, 마동석, 최우식, 안소희, 김의성, 김수안이 참석했다.

‘부산행’은 전대미문의 재난이 대한민국을 뒤덮은 가운데, 서울역을 출발한 부산행 KTX에 몸을 실은 사람들의 사투를 그린 재난 블록버스터다. 제69회 칸국제영화제의 비경쟁 부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된 '부산행'은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 ‘사이비’로 국내외에서 주목을 받은 연상호 감독의 첫 실사 영화다. 

연상호 감독은 “실사 영화를 할 생각이 없었다. 근데 ‘돼지의 왕’ ‘사이비’ 이후 배우, 기자, 심지어 관객까지 실사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더라. 그러다 보니 안한다고 버티는 모양새가 웃겨졌다. 실사도 해야겠다고 하던 차에 ‘부산행’ 기획이 나오게 됐다”고 운을 뗐다.

이어 “많은 분이 제가 실사영화를 한다면 ‘돼지의 왕’ ‘사이비’를 떠올린다. 그러고 싶지 않았다. 실사 영화는 다른 걸 해보고 싶었다. 사람들이 연상호에게 기대하는 실사가 아닌 다른 색깔의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욕구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배우 김수안·공유(왼쪽)와 마동석·정유미가 21일 오전 서울 광화문 나인트리 컨벤션에서 열린 영화 '부산행' 제작보고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그렇게 ‘부산행’을 만들게 된 연상호 감독은 KTX에 총 네 사람의 이야기를 풀었다. 먼저 펀드매니저 석우와 딸 수안의 이야기다. 석우는 딸의 생일을 기념해 수안과 함께 별거 중인 아내를 만나러 부산행 열차에 탑승했다. 석우 역은 공유가, 수안 역은 김수안이 맡았다.

공유는 “다수의 관객이 볼 수 있는 상업적 기획으로 이런 영화가 제작된 건 처음이다. 그래서 그 기차에 타고 싶었다”며 “제가 뭔가 남들이 선뜻 시도하지 않은 것에 대한 욕심이 있다. 더불어 사회 고발적인 애니메이션을 하셨던 분이 상업적이고 기획적인 큰 블록버스터 영화를 한다니 기대가 있었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두 번째 탑승자는 임산부인 아내 성경과 함께 부산을 향하는 상화다. 마동석은 “시나리오를 보고 심장이 뛰었고 관심이 있던 연상호 감독님, 오래 알고 지낸 공유씨와 첫 작품이라 좋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정유미씨와 부부로 나오는 드라마 캐릭터가 너무 좋았다”며 “항상 현장에서 ‘마요미’ ‘정요미’라고 부른다. 정유미는 연기할 때 훨씬 빛이 나는 배우”라고 칭찬했다.

이에 정유미는 “(마동석과 부부연기를 해서)너무 좋았다. 마동석 선배가 감성과 이성을 모두 갖고 있는 배우라 연기하는 데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화답했다. 이어 임산부 역에 도전한 것과 관련, “배 안에 넣는 게 땀이 차고 무게가 있었다. 그때 운동을 못했는데 나중에는 살짝 복근이 생겼다”며 ‘웃픈’ 에피소드를 덧붙였다.

배우 안소희(왼쪽)와 최우식이 21일 오전 서울 광화문 나인트리 컨벤션에서 열린 영화 '부산행' 제작보고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야구부 4번 타자 영국 역의 최우식과 응원 단장이자 당찬 여고생 진희 역의 소희도 부산행 열차에 올랐다. 최우식은 “선배들이랑 이렇게 큰 작품을 같이 할 수 있다는 거 자체가 행복하고 꿈만 같았다. 이런 큰 액션영화가 너무 하고 싶었다. 그래서 원 없이 뛰고 싸웠다. 또 안소희씨와 연기하게 돼 좋았다. 좁은 공간에서 붙어있어야 해서 행복했다”고 말했다.

안소희 역시 “좋았다. 배려도 많이 해주고 잘 챙겨줬다. 제가 연기할 때 의지를 저도 모르게 하게 됐다”며 “감독님의 전작들을 너무 재밌게 봐서 관심이 많았는데 이렇게 기회가 올 줄 몰랐다”고 참여 소감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부산행 열차에 몸을 실은 이는 대기업 상무 용석이다. 냉정하고 이기적인 인물로 김의성이 연기했다. 김의성은 “직접 연락해서 하고 싶다고 했는데 막상 시나리오를 보고 고민했다. 악역은 많이 했지만 그걸 다 모아도 용석 발끝도 못 따라간다. 물론 이유는 있지만, 나쁜 짓을 너무 한다”며 “저만 빼고 다 영웅이다. 너무 인간적이라 다른 사람한테 폐를 끼친다. 이게 잘되면 국민 밉상이 될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안겼다.

연상호 감독이 21일 오전 서울 광화문 나인트리 컨벤션에서 열린 영화 '부산행' 제작보고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배우들의 열연, 캐릭터와 스토리에 관한 이야기 외 기술적인 부분도 빼놓을 수 없었다. ‘부산행’은 LED 후면영사 기술을 최초 도입해 KTX 내부의 현장감과 속도감을 리얼하게 표현했다.

연상호 감독은 “열차 세트를 준비하는데 내부가 반사체들이 되게 많다. 열차 안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다 보니까 합성해서는 리얼한 퀄리티가 나오기 힘들겠더라. 그런데 후면영사를 통해 바깥이 리얼하게 들어오니까 빛의 일렁거림 같은 것도 카메라에 다 찍혔다. 약간은 이질적인 소재가 리얼한 부분과 만나야 했다. 리얼함이 생명이었는데 그런 부분에서 큰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시선을 압도하는 재난 속 감염자의 특수분장은 배우들이 증명했다. 정유미와 공유는 “쉬는 시간에 화장실에서 만나거나 사진 찍으러 오면 깜짝깜짝 놀랄 정도”라고 말했다. 마동석은 “그런 생생한 부분과 (감염자를 연기한)배우들의 열정 덕에 더 표현하기 수월했다. 도움이 많이 됐다”고 고마워했다. 

이처럼 모든 이의 땀과 노력이 깃든 작품인 만큼 공유, 정유미를 비롯한 배우들은 마지막까지 ‘부산행’에 무한 애정을 드러냈다. 특히 이 영화를 “뜨거웠던 지난여름이자 다가올 시원할 여름”(공유), “칸에 데려다준 고마운 작품”(김수안), “빨리 ‘공유’하고 싶은 영화”(정유미), “배우인생의 2막을 열어준 작품”(마동석), “배우로서 달리기를 시작하는 작품”(안소희), “자랑거리”(최우식), “올여름 가장 보고 싶은 영화”(김의성)로 각자 정의하며 마지막 인사를 대신했다.

‘부산행’은 내달 20일 개봉한다.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