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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에서는 제주 곶자왈에서 행복을 일궈가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사진=‘인간극장’ 캡처> |
[뉴스핌=박지원 기자] KBS 1TV ‘인간극장’은 20~24일 오전 7시50분 ‘곶자왈, 아버지의 숲을 걷다’ 편을 방송한다.
이날 ‘인간극장’에서는 제주 곶자왈에서 행복을 일궈가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농사도 못 짓는 쓸모없는 땅, 곶자왈. 모두가 등 돌린 제주의 땅과 사랑에 빠진 남자가 있다. 10년 전 47세 형철 씨에게 갑작스레 찾아온 뇌경색과 두 번의 큰 수술 수술 후 남은 것은 움직일 수 없는 오른쪽 몸과 우울증이었다.
그 때 형철 씨의 눈에 가시덤불 사이로 생명력 넘치는 숲이 들어왔다. 형철 씨는 매일 돌을 나르고 덤불을 잘라내며 곶자왈에 길을 내기 시작했다.
◆ 돌 든 남편? 철 든 남편!
형철 씨의 아내는 말한다. 귤밭을 사달랬더니, 쓸모도 없는 돌밭을 덜컥 사왔다고. 그것도 없는 살림에 빚까지 내면서. 가난한 집에 남편하나 달랑 보고 왔더니 하나 있는 남편은 여간 속을 썩이는 게 아니다.
젊은 시절 만삭의 아내가 밥상을 낑낑 이고 있어도 본체만체 지나가기 일쑤였고, 출산이 코앞인데, 병원조차 함께 가주질 않았다.
그렇게 야속하기만 했던 남편이 하루아침에 갑작스레 뇌경색으로 쓰러지고 성치 않은 몸으로 십 수 년 전 사뒀던 돌밭에 길을 낸다고 했을 때 은자 씨(57)는 남편이 정신이 나갔나 싶었단다.
행여나 인적 없는 숲에서 잘못되지는 않을까 은자 씨는 매일 전전긍긍했다.
하지만 그렇게 남편 형철 씨의 손에서 다시 태어난 숲, 사람들이 알음알음 찾아오기 시작했다. 어쩔 수 없던 숲의 유료화, 돈 내고 보러올 사람 없다던 곶자왈에 이상하게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첫 해 5000명, 2년 째 10000명, 3년 째 20000명, 작년 70000명 까지. 무려 1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곶자왈을 찾아왔다.
더 이상 구경만 할 수 없던 은자 씨,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두 팔 걷어 남편 형철 씨를 도우기 시작했다.
숲이 살아나자 형철 씨가 변하기 시작했다. 아침마다 아내 은자 씨(57)의 손을 잡고 숲을 거닐고, 차려준 밥을 그저 먹기 바빴던 그가 이젠 혼자서도 뚝딱 밥상을 차려 먹는다. 버려진 숲이 활기를 띄기 시작하자, 모든 것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아버지의 숲으로 돌아온 딸
숲 속에서 아버지가 발견한 인생의 단상들을 아버지의 숲으로 돌아온 딸 지영 씨(30)가 하나, 둘 엮기 시작했다.
부녀가 써내려가는 ‘곶자왈 이야기’ 그 숲의 이야기를, 그리고 그 가족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오늘도 수십, 수백 명이 숲을 찾는다.
아버지의 숲으로 들어온 딸과 사위까지 함께하자 곶자왈은 그렇게 차츰 아버지의 숲에서 가족의 숲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내년 봄이면 숲에는 아기의 웃음소리가 더해질 예정이다.
아버지가 일구고 아버지를 살린 치유의 숲 곶자왈, 오늘도 가족들은 아버지의 발걸음을 따라 함께 걷는다.
치유의 숲 곶자왈의 이야기는 ‘인간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뉴스핌 Newspim] 박지원 기자(pj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