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찬성 여론이 흔들리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아시아와 유럽 증시가 강하게 뛰었지만 뉴욕증시는 하락했다.
헬스케어와 IT 섹터가 지수 하락을 주도한 가운데 투자자들은 오는 23일 치러지는 영국의 국민투표를 둘러싼 불확실성에 보수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 |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17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57.94포인트(0.33%) 내린 1만7675.16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도 6.77포인트(0.33%) 떨어진 2071.22를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44.58포인트(0.92%) 하락한 4800.34에 마감했다.
장중 다우존스 지수는 세 자릿수의 내림세를 나타냈으나 후반 낙폭을 축소했다. 헬스케어 섹터가 1% 이상 떨어지며 S&P500 지수에 압박을 가했다.
달러화가 완만하게 하락했고 파운드화가 반등하는 등 투자심리가 상당 부분 개선됐다. 국제 유가 역시 4% 가까이 뛴 것을 포함해 브렉시트 우려로 인한 ‘리스크-오프’ 움직임이 한풀 꺾였다.
하지만 이날 뉴욕증시는 ‘팔자’가 우세했다. 이와 관련, 지수 옵션과 지수 선물, 개별 조목 옵션 및 선물이 동시에 만기를 맞는 이른바 ‘쿼드 위칭’ 데이에 따른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이 밖에 전날 조 콕스 영국 노동당 의원의 총격 피살 사건과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기조를 둘러싼 해석이 분명하지 않은 데 따른 약세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우리 란데스만 플래티넘 파트너스 대표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연준과 브렉시트에 대한 공포감이 지속적으로 주가 상승 발목을 잡을 것”이라며 “영국의 브렉시트 캠페인이 중단됐지만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데이비드 켈리 JP모간 펀드 전략가는 CNBC와 인터뷰에서 “이번주 증시 전반에 혼란을 야기하는 요인들이 상당수에 달했다”며 “연준의 비둘기파 행보에 브렉시트와 관련한 돌발 변수까지 맞물리면서 투자자들이 혼란스러워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종목별로는 애플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중국에서 아이폰 특허 침해 소송이 제기, 베이징 시정부가 관련 상품의 판매 중단을 지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애플 주가는 2.3% 밀렸다.
이날 주요 외신에 따르면 중국 선전에 소재한 현지 스마트폰 업체 바이리가 아이폰6 및 아이폰6플러스의 디자인이 자사 제품 100c의 특허 디자인과 지나치게 흡사하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따라 베이징 시 당국은 애플에 관련 제품의 판매 중단 지시를 내렸고, 투자자들은 이번 조치가 애플의 수익성에 미칠 영향을 파악하고 있다.
경제 지표는 부진했다. 지난달 주택 착공이 전월에 비해 0.3% 감소, 연율 기준 116만건을 기록했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115만건을 웃돌았다.
한편 연준의 대표적인 매파로 꼽히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 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강력한 온건파 발언을 내놓아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그는 이날 공식 성명을 통해 올해 단 한 차례의 금리인상을 단행한 뒤 2018년 말까지 추가적인 통화정책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자산 버블을 방지하기 위해 금리인상이 단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던 기존의 입장과 커다란 대조를 이루는 것이다.
이 밖에 레블론이 4억2000만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한 데 따라 1% 가까이 상승했고, 스카이 솔라 홀딩스는 실적 호조에 힘입어 10% 가까이 폭등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