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뉴욕증시가 6일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장 초반 하락했던 주가는 오후 브렉시트를 반대했던 조 콕스 영국 노동당 의원이 총격으로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면서 EU 탈퇴에 대한 여론 변화 움직임에 주가가 반등했다.
16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92.93포인트(0.53%) 오른 1만7733.10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6.49포인트(0.31%) 상승한 2077.99에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도 9.98포인트(0.21%) 상승한 4844.91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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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이날 주요 외신에 따르면 조 콕스 의원이 영국 북부 버스톨에서 괴한의 총격으로 사망했다. 소식이 전해지면서 브렉시트 캠페인이 중단됐고, 2개월래 최저치로 떨어졌던 파운드화가 반등했다.
투자자들 사이에 국민투표 향방이 뒤집힐 가능성이 부상했다. 콕스 의원에 대한 동정 여론이 퍼지면서 영국의 EU 탈퇴에 대한 반대표가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오즈체커의 서베이에 따르면 총격 소식이 전해진 뒤 브렉시트 찬성 확률 지수가 44에서 38로 떨어졌다.
마크 루치니 재니 몽고메리 스콧 전략가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브렉시트 캠페인이 중단됐다는 소식이 금융시장의 방향을 돌려 놓았다”며 “하지만 이날 콕스 의원의 사망에 따른 영국 국민들의 감정이 투표일까지 이어질 것인지 여부는 지켜볼 문제”라고 전했다.
단기 낙폭에 따른 반발매수도 이날 장 후반 주가 상승의 배경으로 꼽혔다.
피터 콜만 컨버젝스 트레이딩 헤드는 CNBC와 인터뷰에서 “최근 증시는 과매도 영역에 들어섰다”며 “총격 소식이 매수 유입의 트리거로 작용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경제 지표는 부진했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가 1만3000건 증가한 27만7000건으로 1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27만건을 웃도는 수치다.
5월 소비자물가는 상승폭이 둔화됐다. 지난달 물가는 전월 대비 0.2% 오르는 데 그쳤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0.3%를 밑도는 수치다.
전날 연방준비제도(Fed)가 시장의 예상보다 온건한 기조를 내비치며 올 여름 금리인상에 대한 경계감을 떨어뜨렸지만 이날 장 초반 주가에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했다.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이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부추긴 것으로 파악된다.
시장 변동성은 크게 뛰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CBOE 변동성 지수(VIX)는 장중 22.5까지 치솟으며 지난 2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아트 호간 분더리히 증권 전략가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 영국의 EU 잔류가 결정될 경우 투자심리가 ‘리스크-온’으로 급반전을 이루며 한 차례 랠리가 펼쳐질 것”이라며 “반면 찬성이 우세할 경우 벌어질 시나리오는 누구도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종목별로는 제약업체 머크가 2.5% 뛰었고, 나이키가 1.5% 떨어졌다. 애플은 삭소뱅크가 매도를 추천한 가운데 약보합에 거래를 마쳤다. 이 밖에 쓰리엠이 1.3% 상승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3.8% 떨어진 배럴당 46.21달러에 거래, 지난 3월3일 이후 최저치로 밀렸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