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공포가 번지면서 뉴욕증시가 4일 연속 하락했다. 독일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투자자들 사이에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뚜렷했다.
연방준비제도(Fed)가 이틀 간의 통화정책 회의를 시작한 가운데 점도표와 경기 관련 정책자들의 평가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한 경계감도 주가 하락에 무게를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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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14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57.66포인트(0.33%) 떨어진 1만7674.82에 거래를 마쳤고, S&P500 지수는 3.74포인트(0.18%) 내린 2075.32를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도 4.89포인트(0.10%) 소폭 하락한 4843.55에 마감했다.
거래량이 크게 위축된 가운데 주식시장은 불확실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감을 뚜렷하게 드러냈다.
브렉시트 관련 여론 조사 결과 연이어 찬성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23일 치러지는 국민투표 결과와 이후 충격에 대한 공포감이 확산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의 서베이에서 이달 펀드매니저의 현금 비중이 5.7%로, 지난 200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 투자자들이 방어적 포트폴리오 운용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드러났다.
유럽 주요 증시가 일제히 1% 이상 급락한 한편 국제 유가도 1% 이내로 하락하는 등 위험자산 회피 움직임이 강하게 나타났다.
제러미 클라인 FBN 증권 전략가는 CNBC와 인터뷰에서 “각 기관의 여론 조사 결과가 브렉시트 찬성으로 가닥을 잡는 정황이 확인되고 있다”며 “설마 하고 있던 투자자들은 여론 조사 결과에 실망감과 공포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15일 발표되는 연준 회의 결과에 대해서도 투자자들은 긴장감을 내비치고 있다. 이달 금리 동결이 확실시되지만 점도표와 경기 향방에 대한 평가를 통해 7월 긴축 여부에 대한 힌트가 제시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랜디 프레드릭 찰스 슈왑의 트레이딩 이사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브렉시트 국민 투표 결과가 영국의 EU 존속으로 가닥을 잡을 경우 주가는 매우 제한적인 상승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탈퇴가 결정될 경우 걷잡을 수 없는 충격이 증시를 강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종목별로는 야후가 2% 이상 오르며 약세장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애플도 강보합을 나타냈다. 알리바바 미국증권예탁증서(ADR)도 3% 가까이 뛰었다. 반면 홈디포가 2% 이상 하락했다.
경제 지표는 호조를 나타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5월 소매판매가 전월에 비해 0.5% 증가했다. 이에 따라 소매판매는 2개월 연속 늘어났다. 전년 동기 대비 소매판매는 2.5% 증가했다. 이는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0.3%를 웃도는 수치다.
지난달 수입 물가는 전월에 비해 1.4%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4년래 최대폭에 해당한다.
석유 제품의 수입 가격이 지난달 17.4% 급상승, 전반적인 수입 물가 상승에 무게를 실었다. 여기에 달러화의 완만한 하락도 수입 물가를 끌어올리는 데 일조했다.
물가 상승이 지속될 경우 연준이 금리인상을 미루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투자자들 사이에 제시됐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