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금리인상 불확실성에 혼란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전세계 자산시장에서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미국 국채가 지그재그를 연출해 관심을 끌고 있다.
시장 변동성이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로 뛴 것.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시기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트레이더들 사이에 혼란을 일으킬 결과로 풀이된다.
![]() |
연준 통화정책 회의 <출처=신화/뉴시스> |
7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1조5000억달러 규모의 미국 국채시장이 위기 후 목격하지 못했던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다.
1개월물 국채의 올해 평균 변동성이 4bp로 집계됐다. 지난 해 12월 연준의 위기 후 첫 금리인상을 앞둔 시점보다 높은 수치다.
올해 연준의 긴축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회의적인 시각이 국채 변동성을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연방기금 금리 선물은 오는 14~15일 열리는 통화정책 회의에서 금리인상이 단행될 가능성을 불과 2%로 판단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이 50%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여기에 머니마켓펀드의 안전성을 제고하기 위해 자산운용 업계에 국채 보유 비중을 높이도록 한 미 증권선물거래위원회(SEC)의 새로운 규정 역시 국채시장의 변동성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SEC의 규정은 오는 10월14일부터 본격 발효되며, 이에 따라 단기물을 중심으로 국채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얘기다.
JP모간은 기관 투자자들 사이에 새로운 국채 수요가 약 4000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제롬 슈나이더 핌코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연준의 금리인상에 대한 의구심과 새로운 규제에 따른 국채 수요 증가가 충돌을 일으키면서 국채시장의 변동성을 상승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을 포함한 일부 매파 정책위원들이 연이어 올 여름 금리인상을 지지하는 발언을 내놓고 있지만 투자가들의 의견은 이와 다르다.
지난 12월 9년만에 첫 긴축을 단행한 만큼 통화정책 정상화 수순에 들어선 것이 사실이지만 추가로 금리를 올리기에 불확실성과 리스크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지난 3월 금리인상이 불발됐을 때 연준은 점도표를 통해 연내 두 차례의 긴축 가능성을 제시했다. 투자자들은 이달 회의에서 점도표의 변화 여부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옐런 의장은 6일 필라델피아 국제문제협의회(WAC) 연설에서 지난달 고용 지표가 실망스러웠지만 이에 대해 지나치게 민감한 반응은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여전히 이달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7월 역시 고용 지표가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을 경우 긴축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월가 투자은행(IB) 업계는 단기물을 중심으로 국채시장의 변동성이 상당 기간 높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이날 마켓워치는 미국의 정책금리가 시장의 예상보다 장기간 현 수준에서 머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인플레이션과 GDP 성장률 등 주요 지표가 금리인상을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고, 과거 경험 상 점도표에 제시된 전망은 실제보다 공격적이었다는 주장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