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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더 늦으면 일본 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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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불황 초기에 문제 핵심 파악하고, 과감하게 추진해야"

[뉴스핌=허정인 기자]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더 신속하게 진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구조조정 타이밍을 놓치면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따라갈 수 있다는 경고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1일 '일본기업 구조조정 20년의 교훈' 보고서를 통해 "구조조정을 장기간에 걸쳐서 진행하는 것은 일시적인 고통은 덜더라도 결과적으로 보면 경제 전체의 성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구조조정은 단기에 집중적으로 마무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자료=LG경제연구원>

◆ 안일한 대응...경제 전체 활력 감소

일본의 장기불황 시작은 1990년 주식시장 버블 붕괴부터다. 주식시장 거품이 꺼지자 부동산시장도 붕괴되기 시작했다. 1992년 일본의 경제성장률은 0%대로 떨어졌다.

그러나 대부분의 일본기업은 이를 통상적인 경기순환으로 간주하며 기존의 본업을 강화했다. 구조조정을 시작해야할 타이밍을 오판한 셈이다. 이후 부실기업이 늘자 일본 금융권은 해당 기업을 지원했다. 자신의 재임기간에 노출되지 않도록 추가적 지원을 하거나 부실채권 규모를 확대시키는 방식이었다. 결국 부실기업 지원은 은행의 부실화로 이어졌다. 

그럼에도 일본은 느긋하게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근본적인 구조조정보다는 고용 감축을 통한 점진적 조정을 택했다. 장시간에 걸쳐 진행된 고용 조정은 국민의 고용 불안으로 이어졌고, 구조조정 기간이 길어질 수록 소비부진, 성장부진은 고착화됐다.

이지평 연구위원은 "초기의 신속한 상황 판단과 대응이 미진했던 것이 문제를 악화시킨 주요 요인"이라며 "근로자의 위기가 국가경제를 장기적으로 쇠퇴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 구조조정, 시작도 늦고 결과도 미미

이후 일본은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게 된다. 특히 조선업은 경쟁사와의 합병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차별화 전략을 강화했다. 화학업계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IT, 헬스케어 등 특수소재 분야에 집중한 기업들이 호조를 나타냈다. 정유와 철강은 각각 대형 5개사 체제를 3개사 체제로 개편했다.

이 때가 2000년대 중반이다. 장기불황에 진입한지 15년 정도가 지난 시점에 구조조정이 본격화된 것이다. 정부도 이 시기에 맞춰 관련 법을 제정하기 시작했다.

다만 실패 사례는 계속해서 발생했다. 메모리반도체 업체인 히타치와 NEC는 관련 부문을 통합해 회사를 새로 설립했지만 두 회사의 기술 규격이 달라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했다. 선박업체인 미쓰비씨중공업은 노하우 부족으로 비용이 급증해 수주금액의 2배가 넘는 손실이 발생했다. 소니는 혁신형 제품 대신 개량형 제품 개발에만 치중하다 MP3에 시장을 빼앗겼다.

이 연구위원은 "대부분의 기업이 기업가치가 완전히 소멸되기 전까진 구조조정을 시행하지 않았다"며 "사업을 변화시킬 때 결정 기준 등이 미리 정해져 있었다면 상당 부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결국 안일한 대응, 미적지근한 진행이 문제란 얘기다.

이 연구위원은 "일본은 장기불황 초기에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지 못하고 구조조정을 과감하게 추진하지 못했다"며 "구조조정은 기존 조직이나 관행을 파괴하고 인력 문제도 수반되기 때문에 쉽지 않은 과제지만 단기에 집중적으로 진행해야 성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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