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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PD수첩'에서 중국 불법 조업의 실태를 밝힌다. <사진=MBC 'PD수첩' 홈페이지> |
'PD수첩' 뚝 떨어진 연평도 꽃게 수확량…중국 어선 싹쓸이 탓? '불법 조업 행태' 집중 조명
[뉴스핌=양진영 기자] 'PD수첩' 1085회에서 '중국어선의 습격, 그 많던 연평도 꽃게는 어디로 갔나'를 주제로 중국 불법 어업 사태를 조명한다.
4월부터 본격적인 꽃게 수확철을 맞아 분주해야 할 연평도 앞바다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웠다. 해안 인근 200여 미터까지 접근한 200여 척의 중국 어선이 꽃게를 훑어가고 있다. 'PD수첩'이 긴급히 찾아가 연평도의 절박한 상황을 살펴봤다.
연평도에서 4월부터 잡히는 꽃게는 부드러운 살과 꽉 찬 알로 꽃게의 왕으로 불린다. 40여 척의 꽃게잡이 어선이 잡아들이는 양이 전국 생산량의 5%에 달할 만큼 그 생산량 또한 으뜸이었다.
하지만 5월 말에 접어든 연평도는 두려움과 절망으로 뒤덮여 있었다. 작년의 25% 수준으로 곤두박질친 꽃게 어획량 때문. 40여 년 만에 찾아든 최대 흉어기로 인해 꽃게로 생계를 유지하는 연평도의 경제는 붕괴 직전이다.
선주들은 최소 2~3억의 대출과 사채를 써서 꽃게잡이 시즌을 준비한다. 선원들의 일당을 모두 선급으로 주고 각종 어구와 어망을 구입하는 등 초기 비용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금어기를 제외한 다섯 달 동안의 꽃게잡이로 이를 모두 갚고 이윤을 남겨야 하는데, 지금의 어획량으로는 이 빚들을 고스란히 떠안게 생겼다.
또 다른 문제는 꽃게 유통 과정에서 필요했던 각종 인력들도 작년과 비슷할 거란 생각에 깨끗이 닦아놓은 칼도 준비해뒀지만 모두 일감이 없어 손을 놓고 있고, 자주 오던 단골손님마저 발걸음이 끊기고 있어 주변 식당들까지 문을 닫는 지경에 이르렀다.
연평도 한 선주의 아내는 “수협에서 기본 5천씩은 대출을 받아요. 근데 5천 가지고 되는 게 아니라 영세업자니까 여기저기서 사채 빌려다가 당겨서 쓰고... 그럼 한 2억까지 나가거든요"라며 "올봄에 게 안 나면 정말로 어떻게 해나갈지 아주 암담해요"라고 힘든 속내를 말했다.
연평도 식당 주인도 “여기 대부분 꽃게가 많이 나면 꽃게 아르바이트도 있어요. 꽃게 따는 거. 꽃게 따기로 생활하시고 있는 분들도 많은데 (올해는) 아예 그 일이 없어졌으니까"라고 걱정스러워했다.
전문가들은 수온의 변화 등 환경적 요인을 꽃게 어획량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한다. 하지만 어민들은 그 주범으로 중국 어선을 첫손가락에 꼽는다. 연평도 망향대에서 내려다보면, 중국 어선들이 새까맣게 모여 조업 중인 모습을 24시간 확인할 수 있다. 하루 평균 200 척 이상의 중국 어선들이 연평도 코앞 200여 미터 지점까지 들어와 몇 달씩 머물며 꽃게를 쓸어 담고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금지된 ‘저인망, 쌍끌이’ 방식으로 바다 바닥까지 쓸어버리는 탓에 치어까지 씨를 말린다는 것! 더군다나 불법조업인지라 우리 어선이 꽃게를 잡지 않는 심야나 금어기에도 계속 조업을 헤 서해 생태계 자체를 파괴하고 있다. 지난 10여 년간 우리 어장을 침범한 중국 어선의 숫자는 꾸준히 증가해 작년 한 해에만 2만 9천여 척에 이르렀으며, 이들은 서해부터 남해, 동해까지 진출해 멸치, 고래, 오징어까지 싹쓸이하고 있지만 이를 막을 뾰족한 대책은 여전히 없는 실정이다.
인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김송원 사무처장은 "다른 선진 외국의 경우에는 자기의 해역에서의 (중략) 불법 조업에 대해 단호한 태도들을 취하는데 우리 정부의 경우 중국 어선 불법 조업에 대해서 특별한 대책을 내놓거나 강한 대처를 하지 못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라고 꼬집었다.
지난해 10월 31일에 열린 제 ‘15차 한중 어업 공동위원회’에서 합의문을 채택했지만, 중국 어선들의 불법 조업은 오히려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이를 단속하는 해경에게 쇠창살과 각종 무기로 저항하며 공포의 대상으로 떠오른 중국 어선들. 이들에게 유린당한 우리 바다를 지켜낼 방법은 정말 없는 것인가?
'PD수첩' 1085회에서는 연평도 현지 긴급 르포를 통해 무자비한 중국 어선들로부터 우리 어장을 지켜낼 방안은 무엇인지 모색한다. 31일 밤 11시 10분 MBC에서 방송.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