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주연 기자] 영화 ‘무서운 이야기3:화성에서 온 소녀’는 과거, 현재, 미래의 세 가지 에피소드를 순서대로 묶은 공포물이다. 과거는 여우골에 얽힌 설화, 현재는 보복운전, 미래는 로봇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다. 그간 ‘무서운 이야기’ 시리즈가 그래 왔듯 이번에도 각기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이다. 브릿지 이야기의 주인공은 김지원, 이세영에 이어 아역 배우 김수안이 맡았다.
인간임을 부정하는 화성인 김수안은 세 가지 에피소드를 통해 기계(차지연)에게 인간이 왜 ‘지구의 암세포’(극중 김수안은 인간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같은 존재인지를 설명한다. 흥미로운 건 김수안이 소개하는 이 세 가지의 장르가 시대극, 스릴러, SF로 각기 나뉜다는 데 있다. 물론 엉성한 연결고리와 스토리에 종종 헛웃음이 나오기도 하지만, 명확히 구분된 시공간을 배경으로 서로 다른 장르가 펼쳐진다는 건 분명 재밌는 일이다.
게다가 이 세 편의 이야기는 인간의 오만함과 어리석음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엮인다. 이는 과거보다는 현재, 현재보다는 미래에서 더욱 선명하게 그려진다. 보복운전과 묻지마 살인, 그리고 인공지능이라는 시기적절한 소재의 덕을 봤다. 확실히 스크린 속 이야기와 현실이 상통하니 그 어떤 귀신 이야기보다 등골이 서늘하다.
배우들의 연기야 출발부터 특별한 구멍이 없었다. 임슬옹, 경수진, 박정민, 홍은희 등 그간 크고 작은 작품에서 연기력을 입증해 온 이들은 각기 다른 세 감독의 개성만점 배경 속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다. 예상치 못하게 활약하는 건 세 번째 이야기에서 인공지능 로봇 둔코를 연기한 아역 배우 이재인이다. 등장하는 수많은 배우 중 가장 눈에 띈다.
솔직히 덧붙이자면, 사실 ‘무서운 이야기3’를 놓고 완성도나 만듦새, 혹은 장르적 재미를 논하긴 난감하다. 흥행궤도를 달리는 국내 스릴러 영화만큼 객석을 죄는 압박감도 크지 않고, 개봉과 동시에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한 할리우드 영화만큼 스토리가 탄탄하지도 않다. 그런 영화에 익숙해진 관객이 얼마나 만족할지는 당연히 미지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의 미덕을 찾아내는 이유는 흥행 부진으로 모두가 회피하는 공포영화의 명맥을 이은 그 뚝심에 있지 않을까. 15세 이상 관람가. 6월1일 개봉.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