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분기 연속 후퇴…중국·브렉시트·브라질 위험 주시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미국 기업들이 금융위기 이후 최장기 순이익 감소하는 등 실적 부진의 늪에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자(현지시각) 마켓워치 보도에 따르면, 지난 분기 S&P500지수 편입 기업의 순이익은 6년반 만에 가장 부진했다.
같은 날 오전까지 500대 기업 중 98.4%가 분기실적 발표를 마친 가운데, 팩트셋 집계에 의하면 기업의 주당 순이익은 1년 전보다 7%가 줄며 지난해 4분기 3.2% 감소에 이어 그 감소폭을 키웠다. 전년대비 기준으로는 4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기록으로, 2009년 3분기 이후 가장 부진한 성적이다.
◆ 에너지 및 원자재, 금융 업종 순이익 감소폭 커
1분기 S&P500기업 업종별 실적 결과 <출처=팩트셋> |
업종별로는 저유가 타격을 입은 에너지 부문이 전년비 순익 108% 감소라는 최악의 성적으로 꼴찌를 기록했으며 파산한 기업들도 여럿인 것으로 확인됐다. 원자재 관련 업종도 순익이 14.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 업종 순익은 지난해보다 12.2%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에너지 기업들에 대한 대출 타격도 한 몫 했다는 분석이다.
선트러스트 로빈슨 험프리 애널리스트들은 "유전서비스 대출 손실은 자원개발(E&P) 대출 손실보다 발생 기간이 최대 1년 더 늦을 수 있기 때문에 올해 추가적인 대출 손실과 등급 하향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판매 실적도 형편 없긴 마찬가지로, S&P500기업들의 1분기 전체 매출은 1.7%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4분기 4% 감소보다 양호한 결과이긴 하나 전년비 기준으로 5개분기 연속 후퇴 기록이다.
에너지업종 매출은 29.4%가 급감했고 유틸리티 부문은 10.2%, 원자재 부문은 8.7% 각각 감소했다. 기술부문도 매출이 5.8% 줄며 평균 이하의 부진을 보였다.
◆ 위기 피하느라 급급… 성장 동력 '고갈'
금융 위기를 버티는 동안 자산 매각과 설비투자 축소, 자사주 매입에 속도를 냈던 기업들은 이제 바닥난 성장 동력 때문에 허덕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야데니리서치의 에드 야데니 회장은 "지난 몇 년 동안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해 미국 기업들이 매출 타격을 입었고 2014년 말부터 나타난 달러 강세도 추가적인 부담이었다"면서 "매출과 실적이 부진하다보니 기업의 국내외 지출도 압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주요 기업들은 실적 발표 이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 주로 불확실성 위험으로 중국을 자주 언급했으며, 오는 6월 예정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와 관련 여파 등에도 관심이 집중됐다.
정치 및 경제 위기로 미국 수출기업들이 주시하고 있는 또 다른 나라는 브라질로, 팩트셋 조사에 따르면 제너럴 모터스(GM)와 펩시 등이 관련 위험을 명시적으로 지목하는 등 컨퍼런스 콜에서 브라질이 언급된 횟수도 109차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팩트셋은 올 하반기까지는 미국 주요기업 매출이나 순익 성장세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