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변동·중국 경기 둔화·유가 하락 직격탄
토요타 2016회계년도 순익 1/3 감소 예상
[뉴스핌= 이홍규 기자] 일본 기업들의 2015 회계년도 실적 발표 시즌이 마무리 단계로 접어든 가운데, 주요 대기업 실적이 4년 만에 처음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엔저'에 기대어 수익을 내던 일본 기업들이 ▲엔화 가치 반등▲중국 경기 둔화▲유가 하락 등 각종 대외 악재에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다. 나아가 일본 주요기업 다수가 실적 전망을 잇달아 하향 조정하면서 내년에도 기업을 둘러싼 대외 환경이 암울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엔 강세에 분기 순익 42% 급감… 5대 은행은 5.4% 줄어
미쓰비시UFJ은행 <자료=블룸버그통신> |
16일 자 월스트리트저널(WJS)은 SMBC닛코증권의 자료를 인용해 대기업들의 2015 회계년도(2015년 04월~2016년 03월) 실적 발표가 97% 가량 진행된 가운데 이들 순익이 1.9%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연간 기준, 이익이 감소세로 돌아선 건 동일본 지진이 발생 직후인 2012년 3월(2011 회계년도) 이후 처음이다. 여기서 말하는 대기업은 도쿄증권거래소 제 1부에 상장된 기업들을 말한다.
엔화 가치가 되튀어오르며 1분기(2016년 1월~3월) 실적이 급감한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SMBC에 따르면 1분기 기업 순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 쪼그라들었다. 이 기간 엔화 가치는 달러 대비 7% 급등했다.
기업 순익에 영향을 미친 건 환율 변동 만이 아니다. 유가가 하락하자 은행들의 에너지 부문 보유 채권에서 손실이 나면서 순익을 갉아먹었다.
지난 16일 일본 최대은행인 미쓰비시UFJ파이낸셜 그룹(MUFG)은 에너지 관련 분야 대출을 상각 처리하면서 순익이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MUFG를 포함한 일본 5대 은행들(미즈호, 미쓰이스미모토, 리소나, 미쓰이스미모토모트러스트)의 순익 합계는 전년도에 비해 5.4% 줄었다.
중국의 경기 둔화도 기업 순익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중국의 과잉 업종인 철강과 비철금속 부문이 큰 타격을 입었고 원자재 약세로 종합 상사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일본 최대 무역회사인 미쓰비시 상사는 사상 처음으로 이번 회계연도에서 1494억엔의 손실을 기록했으며, 니폰스틸앤 스미토모메탈도 순익이 32%나 쪼그라들었다. 일본의 2위 철강기업인 JFE홀딩스 순익도 76% 감소했다.
◆ 도요타 "내년 순익 1/3 감소 예상"
토요타 자동차 <사진=블룸버그통신> |
이처럼 일본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된 가운데 기업들은 내년도 실적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자동차 등 대표 수출 기업들이 환율 전망을 하향(엔화 강세)하면서 내년 사업환경도 암울할 것이란 전망이다.
토요타 자동차는 2017년 회계년도 평균 환율 전망치를 달러 당 110.24엔에서 105엔으로 전망하고, 순익을 올해보다 3분의 1 줄어든 1조5000억엔으로 예상했다. 마즈다자동차, 스즈키자동차와 후지중공업도 이번 회계년도에서 순익 감소율이 두 자릿수 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이와 증권의 카주히로 다카하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일본 기업들의 순익은 환율에 따라 크게 변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는 점도 일본 전자 업계에 부담이다. 재팬디스플레이와 소니는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들이다.
한편, 일부 업종은 관광업 호황에 따른 혜택을 보고 있다. 일본 주요 항공사인 ANA홀딩스와 일본항공은 2015 회계년도 영업이익이 각각 49%, 16% 늘었다고 발표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