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브 '펜타곤 메이커' 멤버들(위)와 FNC d.o.b에 출연하는 네오즈 스쿨 1기 멤버들 <사진=큐브엔터테인먼트, 뉴시스> |
[뉴스핌=양진영 기자] YG발 데뷔 서바이벌 열풍이 JYP의 성공 사례로 이어지며 가요계 전체가 '서바이벌' 전쟁 중이다. 새로이 출격하는 큐브 보이그룹 펜타곤과 FNC의 신예 밴드, 혹은 댄스그룹이 그 바통을 이어받았다.
5월 초, 비스트와 포미닛을 성공시키며 대표 연예기획사로 자리잡은 큐브엔터테인먼트의 펜타곤이 먼저 새 데뷔 서바이벌을 시작했다. 동시에 씨엔블루, AOA의 흥행을 이끈 FNC의 신예를 뽑는 서바이벌 Mnet 'd.o.b'가 지난 11일부터 방영 중이다.
YG와 JYP가 가요계에서 시장 선도적 위치에 있기에, 큐브와 FNC가 그 뒤를 따르는 듯한 행보는 어찌보면 당연하다. 데뷔 서바이벌로 신인 그룹의 론칭을 알리고 멤버 개개인의 팬덤을 미리 확보한다는 이점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완전한 팀의 성공 여부는 이들이 데뷔한 다음에야 비로소 판가름 나기 때문이다.
◆시작은 YG 위너-아이콘, JYP 트와이스가 대박 이어받아…FNC와 큐브도 웃을까
YG(와이지엔터테인먼트)가 경쟁 시스템을 통해 혹독한 데뷔 서바이벌을 치르게 한 주인공 위너와 아이콘. 연습생 시절부터 서바이벌로 인지도를 쌓은 덕에 데뷔와 동시에 대박을 쳤다. 이 성공 사례는 JYP엔터테인먼트의 트와이스를 선발한 '식스틴'으로 이어졌다. 트와이스는 현재 명실상부 원톱 걸그룹이라 불러도 무방할 정도로 성장했다.
특히 YG는 유난히 혹독한 서바이벌을 통해 일부러 연습생들을 단련시켜 왔다. 'WIN'에서 팀 대결로 승리를 거머쥐며 데뷔가 결정된 A팀 위너와 그 이후 또 한번 '믹스앤매치'로 방출 고비를 넘겨온 아이콘의 사례는 그들이 더 단단한 실력과 내실을 다지게 하는 역할을 했다. 그리고 두 팀은 '빅뱅의 후예'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게 보란 듯 성공했다.
YG의 사례가 있기에 JYP는 걸그룹 서바이벌로 승부를 걸었다. 무려 16명의 연습생들을 '식스틴'을 통해 공개하고 그 중 7명의 멤버를 뽑았고, 2명의 멤버를 추가로 선발했다. 그렇게 완성된 트와이스는 근래에 보기 드물게 최단 기간에 음원 역주행과 각종 음반, 음원 음악프로그램 차트 1위를 석권하며 원톱 걸그룹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큐브 보이그룹 서바이벌 펜타곤 <사진=Mnet 펜타곤 메이커> |
YG와 JYP의 흥행 비결은 후발 주자들을 준비하는 타 회사에서 활용하기 좋은 소스가 됐다. 스타쉽의 몬스타엑스가 '노머시'를 통해 데뷔했고, 최근 큐브엔터테인먼트에서도 데뷔 서바이벌 '펜타곤 메이커'의 출범을 알렸다. 이들은 지난 5월 초, 참여 멤버 10인의 얼굴을 공개했고 독특한 방식의 선발 방식을 택했다. 바로 영상 조횟수를 통해 이들의 데뷔 여부를 결정한다는 점. '프로듀스101'과 엇비슷해 보이는 이 과정을 통해 10명 중 총 5명의 멤버가 최종 선발된다.
FNC의 d.o.b.는 댄스팀과 밴드팀의 대결이라는 데서 다른 서바이벌과 약간의 차별점이 느껴진다. 하지만 두 연습생 팀이 대결을 한다는 데서는 YG 'WIN' 프로젝트가 자연스레 연상된다. 매주 수요일 11시 Mnet에서 방송되는 이 서바이벌에서는 완전히 다른 두 장르를 선보이는 '네오즈 스쿨' 1기 13인의 매력을 만날 수 있다.
◆낯 익은 멤버 영입 '펜타곤' vs. 밴드와 댄스 대결 'd.o.b'…인지도·흥행성 펜타곤이 선점
큐브의 '펜타곤 메이커'는 비스트 후배 그룹을 뽑는다는 '선배 후광'이나 큐브 자체의 네임밸류도 있지만 그 멤버 구성에 이미 많은 이들이 관심을 보였다. 옌안, 유토, 신원, 정우석, 키노, 진호, 후이, 여원, 이던, 홍석까지 10명이 참여하는 가운데, 이미 얼굴을 알린 연습생들이 여럿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그 주인공이 바로 ‘SM 더 발라드' 출신 진호와 YG '믹스앤매치'에 등장했던 양홍석, 포미닛 현아의 솔로곡 ‘잘 나가서 그래’에서 비투비 정일훈을 대신해 무대에 올랐던 이던이다. 자연스레 이미 얼굴이 알려진 이들의 영상 조횟수가 높을 수밖에 없고, 사실상 이 세 명의 펜타곤 합류는 이미 유력해 보인다. 이들의 인지도는 팬덤을 형성하기에 유리하고, 이는 사실상 데뷔 이후 흥행 여부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큐브는 꽤 쓸모있는 성공의 키를 쥔 셈이다.
FNC 서바이벌 'd.o.b' <사진=Mnet d.o.b 캡처> |
FNC의 'd.o.b'는 밴드와 댄스팀의 대결이 신선하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서바이벌 출범 당시 한성호 대표가 "대중에게 선택받는 팀이 1~2년 먼저 데뷔 기회를 잡는 것"이라고 말해 다소 긴장감이 떨어진다. YG의 위너와 아이콘이 결국 모두 데뷔했듯, d.o.b의 패배팀의 데뷔 역시 시기의 문제일 뿐이란 예상에서다. 또 댄스팀의 아역배우 출신 찬희 외에 대중에 완전히 새로운 얼굴이라는 점도 인지도 면에서 큐브 펜타곤에 비해 조금은 불리한 부분이다.
또 d.o.b에서는 초반에 밴드팀 멤버들의 실력이 부각되는 듯 했지만 FNC 아티스트들의 활동 추이를 볼 때 댄스팀의 데뷔가 더 유력해 보인다. FT아일랜드, 씨엔블루를 성공시키며 밴드 음악 위주로 성공 사례를 써왔지만, 최근엔 밴드의 흥행력이 그 힘을 잃은 모양새다. 지난해 데뷔한 엔플라잉이 아직 대중에게 미온적 반응을 이끌어내는 데 그쳤고, FT아일랜드와 씨엔블루의 활동 성적도 예전만 못하다. 사실상 FNC에서 현재 화제가 되는 가수팀은 밴드가 아닌 걸그룹 AOA 한 팀 뿐이다. 이 상황에서 밴드팀을 론칭한다는 건 FNC에게도 모험이다.
아쉬운 점은 '펜타곤'과 'd.o.b' 모두 데뷔 팀과 그 멤버가 어느 정도 이미 예상 가능하다는 것. 더 큰 문제는 데뷔 자체가 아니라 그 후 성적표라는 점이다. YG의 위너와 아이콘, JYP 트와이스는 단지 서바이벌을 통해 데뷔해서 성공한 것이 아니다. 큐브와 FNC의 새 보이그룹 서바이벌의 성패 역시 데뷔 후 성적표로 평가받는 것이 당연하다.
어쩌면 '데뷔 서바이벌 출신=흥행 아이돌'이라는 공식을 깨는 굴욕의 주인공이 나올지도 모른다. 과연 누가 위너와 아이콘, 트와이스처럼 웃는 팀이 될 것인가. 가요계 후발 주자들의 데뷔 서바이벌 전쟁을 흥미롭게 지켜보게 되는 이유다.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