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위 공개서한 통해 '실천적 조치' 강조…한국정부 일축
[뉴스핌=이영태 기자] 북한 국방위원회는 20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제안한 남북군사회담 개최에 대해 지체 없이 화답하라고 한국 정부에 촉구했다. 국방부는 "선전 공세에 불과하다"며 북한이 비핵화를 실질적인 변화를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 9일 제7차 노동당대회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당 중앙위원회 사업총화 보고를 녹화 방송하고 있다. 북한은 대회 마지막 날인 이날 처음으로 일부 외신 기자들에게 대회장 참관을 허용했다.<사진=뉴시스> |
북한 국방위는 이날 공개서한을 통해 "북남 군사당국회담 제안은 나라의 평화와 민족의 안전을 위한 최상최대의 현실적 방책"이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국방위는 "남조선 당국은 북과 남 사이 불신과 대결을 조장하고 관계개선을 방해하는 기본장애물인 일체 적대행위들을 중지하고 군사적 신뢰를 보장하기 위한 출로를 함께 열어나가자는 우리의 제안에 지체 없이 화답해 나와야 할 것"이라며 "남조선 당국은 조선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북남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제기되는 모든 문제를 풀어나가기 위한 쌍방 군부대화를 조속히 개최하자는 우리의 제안에 적극 호응해 나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대북)심리전 방송과 삐라(전단) 살포 등의 적대행위들은 쌍방 군 당국의 책임과 무관하지 않으며, 북남 관계의 전도는 오직 대화와 협상으로 열어나갈 수 있다는 것을 단단히 명심하라"면서 "온 겨레는 조선반도에서 대결과 충돌 위험을 해소하고 우리 민족의 최대숙원인 조국통일성업을 이루기 위한 우리의 과감한 실천적 조치들을 곧 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남조선 당국은 나라의 평화와 민족의 안전보장에 부합되는 과감한 실천적 조치들에 적극 합세해 나서는 것으로 온 겨레의 커다란 기대에 부응해 나와야 할 것"이라며 "지금은 열백마디 말보다 하나의 실천행동이 더 절실할 때"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이날 오후 늦게 '북 국방위 공개서한 관련 국방부 입장'을 내고 "북한이 언급한 내용은 제7차 노동당 대회에서의 주장을 반복한 것"이라며 "북한이 '핵보유국'을 자처하고 비핵화를 거부한 상태에서 남북 군사회담을 제의하는 행태는 진정성 있는 행동으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남북 군사회담 제의에 앞서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인 변화를 행동으로 보이는 것이 우선"이라며 "우리 정부는 북한과의 대화에 있어 비핵화 조치가 최우선돼야 한다는 확고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지난 6~7일 열린 북한 제7차 노동당대회 중앙위원회 사업총화 보고에서 남북군사회담 개최의 필요성을 언급했으나 한국 정부는 "진정성 없는 선전공세"라고 일축한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