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배량급증 관리부실 수요위축에 몸값 무 값전락
[베이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대대적인 물량 공세로 한국의 ‘고려인삼’ 지위를 위협하던 중국의 ‘지린(吉林)인삼’이 배추 보다 못한 신세로 전락했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지난 수년간 생산량 및 매출액 면에서 빠른 성장을 이루었지만, 수요를 넘어서는 과잉생산에 가격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적자경영에 허덕이는 재배 농가들은 재배면적을 줄이는 방법으로 위기 타개를 모색하고 있지만, 당분간은 지금의 하락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미지=바이두(百度)> |
2010년 ‘인삼진흥프로젝트’를 출범하고, 인삼산업을 전략적 신흥산업으로 설정하는 등 지린성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하에 지린성은 현재 중국 최대 인삼주산지로 자리매김 했다. ‘중국 인삼의 고향’으로 불리는 지린성 퉁화(通化)시 내 인삼전문재배농가만 1만6000만 가구에 달하고, 인삼가공기업과 인삼 관련 업종 종사자 수는 각각 400개, 10만 명에 육박할 정도다.
각종 우대정책과 금융지원 등에 힘입어 지린성 인삼 생산액은 2015년 460억7000만 위안으로 2009년의 51억 위안 대비 9배 급증했으며, 중국 내 인삼생산량 및 세계 인삼생산량 중 차지하는 비중도 각각 85%, 70%까지 확대됐다.
그러나 ‘잘 나가던’ 지린인삼산업에 최근 ‘경고음’이 들어왔다. 2010년부터 상승세를 보이며 2014년 정점을 찍었던 인삼가격이 2015년 들어 하락세로 전환하면서 올해와 내년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하고 있는 것.
증권시보(證券時報)가 인용한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 내 인삼가격은 2010-2014년까지 5년 연속 상승하면서 2014년에는 kg당 가격이 174위안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2015년 이후 가격이 140위안으로 떨어졌고, 현재까지도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퉁화시에서 인삼판매장을 운영하는 한 관계자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올 들어 말린인삼 판매가 주춤하면서 지난 1-2월 한 건의 거래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시장침체와 거래량 감소 등으로 인삼가격이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최상급의 말린인삼의 경우 재배원가만 600위안/kg 수준이지만, 시장 판매가격은 400/kg에 불과하고, 품질이 뒤떨어지는 말린인삼의 경우 재배원가는 400위안/kg이지만 시장에서는 200 위안에 거래되고 있다.
지린산 인삼가격 하락 원인 역시 수요를 뛰어 넘는 과잉생산에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010년 이후 인삼가격이 빠르게 오르면서 인삼재배농가 및 재배면적이 급증했고, 심지어 일부 부동산·광산업계 자금까지 인삼재배시장으로 몰리면서 공급량 증가를 부추겼다. 특히 인삼가격이 고점을 찍었던 2014년을 전후로 3년산·4년산 산삼이 시장에 대량으로 풀렸고, 이로 인해 수급균형이 깨지면서 인삼가격이 하락했다.
이와 함께 인삼을 대량 구매해왔던 제약기업들이 신규 GMP를 획득하지 않고 원자재 구입에 나서지 않고 있어 인삼시장 수요가 더욱 위축된 점,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력 약화, 상품 동질화, 홍보 부족 등 또한 인삼재배 및 판매환경 악화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홍우리 기자(hongwoor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