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허정인 기자] 16일 달러/원 환율이 장중 1180원대를 터치했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과 역외 매수가 집중된 까닭이다. 1180원대에 진입하자 당국의 스무딩 개입도 감지됐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장 대비 8.3원 오른 1179.7원에 마감했다. 지난 3월 16일(1193.3원) 이후 종가기준으로 최고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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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코스콤> |
지난 13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의 영향이 이어졌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금통위 후 기자간담회에서 "완화적이라고 표현했지만 더 완화적으로 금리를 내린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이 6월 기준금리 인하 기대로 이어져 원화 약세를 유도했다.
A은행 외환 딜러는 "전반적으로 금통위 이후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라며 "비드 물량이 달러/원 강세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소매판매 호조도 달러/원 상승세 재료가 됐다. 지난주 금요일 미국 소매판매 데이터가 예상보다 큰 폭의 증가를 보이면서 미국 금리 인상 기대감을 높였다. 이에 달러화는 글로벌 통화 대비 강세를 보였고 달러/원도 주말 사이 지표를 반영하며 전장 대비 6.6원 오른 상태로 개장했다.
정성윤 현대선물 연구원은 "주말 간 발표된 G2의 엇갈린 경제지표가 달러/원 상승에 힘을 실어줬다"면서 "미 소매 판매 개선과 생산자물가 상승 반전이 달러화 강세 재료, 중국의 주요 3대 지표 둔화가 중국발 성장 둔화 우려를 높여 원화 약세 재료로 귀결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달러/원 환율이 1180원대에 도달하자 장중 스무딩 물량도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B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1180원 선에서 차익실현 매물이랑 당국 속도조절성 매도 개입이 있었다"면서 "오늘은 계속해서 있었던 역외매수세가 이어지며 좁은 레인지 안에서 움직였다"고 전했다.
장 막판 역외 매수가 집중된 만큼 내일도 달러/원 환율은 역외 물량에 따라 움직일 전망이다. 민경원 NH선물 연구원은 "오늘 일시적으로 1180원 상단을 상회했던 만큼 내일 새로운 상단테스트가 진행될 것"이라며 "장 막판 역외매수가 몰린 것으로 보아 내일도 역외시장에 따른 상승 장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다만 금일과 마찬가지로 당국 환시 개입 경계, 수출 네고 영향으로 장중 변동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전했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오늘 밤 발표 예정인 5월 뉴욕 제조업지수와 NAHB 주택시장지수를 봐야 한다"며 "지표 호조시 4월 소매판매 분위기를 이어 강달러 압력이 지속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 연구원은 "다만 지표가 호조를 보이더라도 레벨 상 부담이 있어 상단은 제한된 채 오름세가 둔화되는 장세가 연출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