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종달 골프전문기자]왕정훈(20)이 최연소로 유럽프로골프(EPGA) 투어에서 2주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왕정훈은 15일(한국시간) 아프리카 모리셔스 아나히타의 포시즌스CC(파72·7401야드)에서 열린 모리셔스오픈(총상금 100만 유로) 마지막 4라운드에서 버디 3개, 보기 3개로 이븐파 72타를 쳐 합계 6언더파 282타로 정상에 올랐다. 우승상금은 16만6660 유로.
왕정훈 <사진=아이에스엠아시아> |
지난주 모로코 라바트에서 열린 EPGA 투어 하산 2세 트로피에서 우승한 왕정훈은 유럽투어 사상 최연소(20세 263일)로 2개 대회 연속 우승자가 됐다.
유럽 투어에서 2주 연속 우승한 아시아 선수는 왕정훈이 처음이다. 유럽 투어에서 2개 대회 연속 우승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2014년 8월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과 PGA 챔피언십을 연달아 우승했었다.
왕정훈은 또 유럽프로골프 투어에서 양용은에 이어 2승 이상 거둔 두 번째 한국 선수가 됐다.
양용은은 2006년 HSBC 챔피언스, 2009년 PGA 챔피언십, 2010년 볼보 차이나 오픈 등 유럽투어에서 3승을 기록했다.
이날 왕정훈은 시디커 라만(방글라데시)을 1타 차로 따돌리고 극적인 역전 우승에 성공을 했다.
이날 왕정훈은 라만에 1타 뒤진 단독 2위로 출발했다. 6번홀(파4)까지 보기만 2개를 기록하며 선두인 라만과 4타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왕정훈은 9번홀(파4), 13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으며 라만을 추격했다.
라만은 16번홀(파4)에서 더블보기, 17번 홀(파3) 보기로 무너지면서 왕정훈과 동타를 이뤘다.
승부는 마지막 18번홀에서 났다. 왕정훈의 두 번째 샷이 그린 옆 벙커로 들어가면서 위기에 빠졌다. 하지만 왕정훈은 벙커샷을 홀 1.5m에 붙여 버디를 잡으며 역전 우승을 거뒀다.
왕정훈은 “오늘 16번홀 전까지 퍼팅을 너무 많이 해 우승을 하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그래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면 다시 한 번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플레이했다. 사실 마지막 홀 두 번째 샷은 잘 쳤는데 공이 벙커에 빠지면서 파만 하자고 생각했다. 하지만 세 번째 샷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아마 큰 욕심을 부리지 않았던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 온 것 같다”고 했다.
왕정훈은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리우 올림픽에 나가고 싶은 욕심이 나지만 지금은 거기에 가기 위한 과정으로 지금 한 순간 순간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왕정훈의 소속사인 아이에스엠아시아 이근호 이사는 "어버이날이었던 8일에 모로코 대회 정상에 올랐던 왕정훈이 아버지(왕영조 씨) 생신인 15일에 또 우승해 아주 큰 선물이 됐다"고 밝혔다.
왕정훈이 다음 주 아일랜드에서 열리는 아이리쉬 오픈에 출전한다. 1984년 이후 유럽투어에서 3주 연속 우승 기록은 없다.
[뉴스핌 Newspim] 이종달 골프전문기자 (jdgolf@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