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소매 섹터의 주요 종목이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를 끌어내렸다. 국제 유가가 강하게 반등했지만 주가 상승 모멘텀을 제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메이시스부터 디즈니까지 주요 기업의 실적 악화가 투자자들의 대규모 ‘팔자’를 부추겼다. 여기에 월가 ‘큰손’들의 경기 침체 경고 역시 투자심리를 냉각시키는 데 일조했다.
11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217.23포인트(1.21%) 내린 1만7711.12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19.93포인트(0.96%) 하락한 2064.46에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 역시 전날보다 49.19포인트(1.02%) 떨어진 4760.69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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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권거래소의 한 트레이더 <출처=블룸버그통신> |
소매 섹터의 주가 하락이 두드러졌다. 메이시스가 1분기 동일점포매출 감소와 연간 매출 전망 하향 조정을 악재로15% 가량 밀렸고, 갭도 실적 악화와 피치의 정크 등급 강등으로 인해 5% 가량 내렸다.
인수합병(M&A) 무산도 주가 하락에 무게를 실었다.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았던 스태플스와 오피스 디포의 합병이 불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두 종목의 주가가 각각 18%와 40% 폭락했다.
이 밖에 마이클 코어스가 12% 가량 급락했고, 디즈니 역시 실적 악화를 빌미로 5% 가량 밀렸다. 나이키와 월마트 역시 각각 4%와 3% 가량 동반 하락했다.
최근 소매 판매를 포함한 내수 경기 관련 지표가 악화된 데다 주요 업체들의 실적이 악화되자 투자자들 사이에 ‘팔자’가 쏟아졌다.
케이트 워런 에드워드 존스 투자전략가는 CNBC와 인터뷰에서 “소비자 지출의 부진에 대한 우려가 주가를 끌어내렸다”며 “이는 미국 경제 성장률과 직결되는 만큼 투자자들에게 민감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데이비드 뷰익 팬무어 고든 앤 코 애널리스트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전날 글로벌 증시 전반에 걸친 낙관이 다소 의아했다”며 “경제 지표부터 기업 이익까지 주가 상승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를 찾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국제 유가는 강하게 상승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발표한 주간 재고 물량이 340만배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유가는 3.5% 뛴 배럴당 46.23달러에 거래됐다.
유가가 상승 탄력을 유지하고 있고,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에 대한 기대가 지극히 저조하지만 주식시장의 반전을 이끌어내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펀더멘털 측면에서 강력한 동력이 등장하지 않고서는 기존의 밸류에이션 부담을 극복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테리 샌드번 US 뱅크 웰스 매니지먼트 주식 전략가는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주가가 사상 최고치와 불과 3%의 간극을 벌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익 감소와 경제 지표 둔화, 여기에 해외 악재까지 주변 여건이 투자자들의 매도를 부추길 수 있는 상황”이라며 “추세적인 주가 상승을 이루기 위해서는 하반기 이익 증가와 연준 통화정책 및 브렉시트 등 굵직한 현안의 불확실성 제거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