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발행액 2011년 5배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기업들의 유로화 표시 채권 발행이 지난해에 이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올들어 미국 기업이 유로존에서 발행한 회사채 규모는 지난해 연간 발행액의 절반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우량 회사채를 양적완화(QE) 프로그램에 포함시키기로 결정한 데다 발행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 미국뿐 아니라 각국의 주요 기업들이 유럽으로 몰려들고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유로화 <출처=블룸버그통신> |
5일(현지시각) 바클레이즈에 따르면 연초 이후 유로화 표시 투자등급 회사채 발행 총액 1157억6000만유로에 이른 가운데 미국 기업들의 발행액이 243억6000만유로를 기록했다.
지난해 미국 기업은 유로화 채권 발행 총액 2690억유로 가운데 22%의 비중을 차지, 유럽 기업들을 제치고 최대 발행액 기록을 세웠다.
ECB의 정책 효과에 대한 기대로 회사채 ‘사자’가 몰리면서 전반적인 수익률 하락이 두드러진다. 업계에 따르면 연초 1.6% 내외를 기록했던 유로화 표시 채권 평균 수익률이 최근 1.0% 선으로 떨어졌다.
지난주 맥도날드는 2028년 만기 20억유로 규모의 회사채를 0.75%의 수익률에 발행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발행한 17억5000만달러의 달러 표시 회사채 쿠폰 금리인 3.7%와 현격한 차이다.
마크 체르니키 프린시펄 글로벌 인베스터스 이사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더 많은 미국 기업들이 ECB의 통화정책에 따른 반사이익을 노리고 유럽으로 몰려들 것”이라며 “문제는 저금리에 조달한 대규모 자금을 기업들이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하는 점”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미국 회사채 시장의 한파를 우려하고 있다. 기업들이 유럽으로 잰걸음을 하면서 미국 채권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올해 미국 투자등급 기업의 유로화 회사채 발행액은 2011년 연간 발행액의 5배를 넘어섰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미국 채권시장의 공급이 줄어드는 한편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ECB는 해외 투자등급 기업이 유로존 현지 법인을 통해 발행한 회사채를 자산 매입 프로그램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