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러 가까워지면 미·동남아 관계 미묘한 파장"
[뉴스핌=김성수 기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앞두고 오는 7일 러시아 순방에 나서는 가운데, 복잡한 외교 셈법을 어떻게 풀어 나갈지 주목되고 있다.
아베 총리의 이번 순방은 오는 26~27일 일본에서 G7 회의가 열리는 가운데, 각국 정상들과 사전 의제를 미리 조율하기 위한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사진=블룸버그통신> |
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를 두고 아베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회담이 매우 미묘한 시점에 이뤄졌다고 논평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을 인용, 이번 일본-러시아 정상회담에서 남쿠릴 4도 영토문제가 논의될 것이라고 전했다.
만약 회담에서 일본-러시아 관계가 우호적으로 흘러갈 경우, 일본은 미국과의 외교 관계에 일부 마찰이 생길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푸틴 대통령은 서구의 대러시아 경제제재가 해제될 것을 원하고 있으나,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휴전 협정을 맺을 때까지 현재 경제제재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러시아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 국가들과 긴밀한 관계를 구축함으로써 서구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 하고 있다.
미국은 아베 총리의 러시아 방문에 포커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다.
미 국무부의 마크 토너 부대변인은 지난달에 일본-러시아 정상회담과 관련한 질문을 받았을 때, "일본은 러시아와 미국 모두와 가까운 관계를 가질 수 있다"며 "두 가지는 상호 배타적이지 않다"고 언급했었다.
또한 러시아는 남중국해에서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베트남과 중국 모두에 무기를 공급하고 있다.
필리핀이 네덜란드 헤이그의 상설중재재판소에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중재 절차를 신청한 가운데, 일본이 러시아와 손을 잡는다면 다른 동남아 국가들과의 관계에도 미묘한 영향이 나타날 전망이다.
일본의 비영리 싱크탱크 '도쿄 재단'의 러시아 전문가 아비루 다이스케 씨는 "일본은 러시아와 중립적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이익이다"며 "일본은 러시아가 무기 판매를 하지 않음으로써 지역간 세력 균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동을 하지 않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