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Q 이익 전망치 9.4% 하향, 애플 18년래 최장기 하락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시가총액 기준 세계 최대 기업인 애플이 18년래 최장기 하락을 기록한 것을 포함해 뉴욕증시의 IT 섹터가 홍역을 치르고 있다.
1분기 어닝 시즌이 각 개별 종목은 물론이고 증시 전반에 하락 압박을 가하는 한편 투자은행(IB) 업계의 이익 전망 하향이 주요 종목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IT 섹터의 상대적인 약세 흐름이 일정 기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술주가 베어마켓에 진입하고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구글 <출처=AP/뉴시스> |
2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는 지난 4월 초 이후 2분기 IT 섹터의 이익 전망치를 9.4% 하향 조정했다.
이는 S&P500 지수를 구성하는 10개 업종 가운데 최대 하락에 해당한다. 뿐만 아니라 &P500 지수의 2부기 이익 전망치가 1.8% 떨어진 점을 감안할 때 IT 섹터에 대한 전망이 잿빛에 가까운 셈이다.
지난 5년간에 걸쳐 S&P500 지수의 이익 전망치는 각 분기 첫 달 평균 2.2% 하향 조정됐다.
업계 애널리스트는 IT 섹터의 2분기 이익이 8%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3월 말 전망했던 0.1%에서 대폭 확대된 수치다.
애플을 필두로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 트위터 그리고 넷플릭스 등 간판급 IT 종목이 지난 1~3월 시장의 기대치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내놓은 데 따라 지난달 10% 내외의 주가 하락을 나타냈다.
특히 애플은 8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이는 1998년 7월 이후 최장기 하락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 8일간 애플의 주가 낙폭은 13%에 달했다.
대장주들이 일제히 후퇴한 데 따라 나스닥 지수는 올들어 4.6%의 하락을 기록했다. 다우존스 지수와 S&P500 지수가 연초 대비 오름세를 보이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또 S&P500 지수의 IT 종목의 주가는 지난 2주가 5.5% 하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연초 이후 S&P500 IT 섹터는 3.4% 하락했다.
조나단 린스키 MKM 파트너스 애널리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펀더멘털 뿐 아니라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IT 섹터는 추가 하락 신호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며 “강한 주가 모멘텀이 포착되기 전까지는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증시 전반에 걸친 투자 논리의 변화도 IT 섹터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성장성보다 안정적인 소득을 창출하는 자산을 선호하는 투자 심리로 인해 일부 IT 종목이 강한 이익 성장에도 주가 하락을 기록했다는 얘기다.
실제로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은 지난 1분기 순매출액이 18% 급증했고, 영업이익 역시 아마존의 6배에 달했지만 시가총액이 10% 가까이 줄어들었다.
나스닥 지수는 12개월 예상 순이익 대비 20배에 못 미치는 밸류에이션에 거래되고 있다. 하지만 IT 성장성과 절대적인 수익성 규모를 동시에 갖추지 않으면 밸류에이션 하락만으로 매수 유입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IB 업계의 주장이다.
레슬리 톰슨 스펙트럼 매니지먼트 그룹 이사는 CNN머니와 인터뷰에서 “IT 섹터의 투자 종목을 대형주에서 우량 중소형주로 옮기는 것이 한 가지 전략”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