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소비 지출 증가세가 주춤하면서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2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1분기 세계 경제 성장률 둔화와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전반적인 분위기가 침체하면서 미국의 경제활동은 광범위하게 가라앉았다.
맨해튼의 금융권 <출처=블룸버그통신> |
미 상무부는 28일(현지시간)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0.5%(연율) 증가에 그쳤다고 잠정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14년 1분기 0.9%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후 가장 저조한 분기 성장률이다.
미국 경제활동에서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소비지출은 1년 만에 가장 느린 속도로 성장했다. 1분기 소비지출 증가율은 1.9%로 잠정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소비지출 증가세의 둔화를 이번 GDP 발표에서 가장 우려스러운 부문으로 지목했다.
스탠다드차타드의 토머스 코스터그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에 "낮은 휘발유 가격에도 개인 소비가 미약했다는 점은 실망스러웠다"며 "소비는 저속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BC 캐피털 마켓의 제이콥 오비나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1분기 소비는 올해 최악이었을 것"이라며 "금융시장이 진정되고 손실을 회복하면서 펀더멘털 요소는 소비 역시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비지출 외에도 경제 활동은 다양한 부문에서 위축됐다. 기업재고는 4분기 789억 달러에서 1분기 609억 달러로 감소했고 해외 수요 둔화와 미 달러화 강세로 타격을 입은 무역은 경제성장률에서 0.34%포인트의 마이너스 효과를 가져왔다.
기업투자도 압박을 받았다. 1분기 설비투자는 2009년 2분기 이후 최대폭인 8.6% 감소했고 거주용 부동산을 제외한 고정자산 투자도 10.7% 줄었다.
1분기 성장 부진이 확인되면서 금융시장은 6월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낮춰 잡고 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선물 시장 참가자들은 6월 긴축 가능성을 전날보다 낮은 15%로 반영했다. 주요 통화 대비 미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미국 동부시간 오후 1시 18분 현재 전날보다 0.61% 내린 93.809를 기록 중이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그레고리 다코 미국 거시경제 헤드는 경제전문매체 CNBC에 "성장과 인플레이션의 경로를 감안할 때 연준은 신중한 태도를 견지할 것으로 보이며 9월까지 기준금리 인상을 미룰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고용시장이 개선을 지속하면서 6월 긴축이 여전히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폴 애스워스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설문조사 결과가 개선되고 있고 고용시장 여건이 여전히 견조하다는 것을 볼 때 1분기 미약한 성장률은 연준의 6월 금리 인상을 막진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