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투자자, 변동성 대신 안전추구…가치주 반등 예상"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전 세계적인 저금리 기조에 채권 시장을 떠난 투자자들의 발걸음이 주식시장으로 몰리면서 발생한 왜곡 때문에 조만간 "급격한 조정(sharp correction)"이 나타날 것이란 경고가 나왔다.
20일 자 블룸버그통신은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의 안전 추구로 주가 왜곡이 나타났으며 이는 잠재적으로 가파른 조정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는 노먼 보어스마 템플턴 글로벌주식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와의 인터뷰 내용을 공개했다.
놈 보어스마 템플턴 CIO <출처=블룸버그> |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각국에서 양적완화(QE)가 시행되면서 낮아진 채권 수익률 때문에 투자자들은 고수익을 찾아 주식시장으로 몰렸다. 지난 2년 동안 미국 주식관련 상장지수펀드(ETF)로 유입된 자금은 채권의 두 배를 넘는다.
채권에서 주식으로 이동한 투자자들이 변동성보다는 안전을 추구하면서 방어주와 아마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기술주로 자금이 집중됐고, 변동성이 낮은 종목에 대한 베팅은 지난주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동시에 주식시장에 머물면서 변동성을 기피하려는 투자자들 때문에 종목 선정이 어려워진 자산운용사들은 애를 먹고 있다. 작년까지 5년 연속 미국 ETF의 88% 정도가 벤치마크보다 뒤쳐지는 성적을 거뒀다.
지지부진한 성적 때문에 펀드 자금 이탈도 지속되고 있다. 모닝스타에 따르면 프랭클린 템플턴 인베스트먼트가 운용하는 펀드에서는 지난 2월 말까지 13개월 연속으로 자금이 빠져나가 총 유출액이 706억달러에 달했고, 보어스마가 직접 운용하는 템플턴 그로스펀드(Templeton Growth Fund)에서는 지난 한 해 135억달러, 전체 운용액의 7.8%가 빠져나갔다.
한편 보어스마는 앞으로 가치주가 다시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처럼 가치주가 성장주 대비 성적이 부진했던 적은 1942년과 2000년 밖에 없었고 이 두 번 모두 매수 기회를 가져다 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2008년 이후 지속되고 있는 가치주 부진이 조만간 끝날 것이며 특히 금융 및 에너지 부문에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점쳤다. 또 (시장 조정이 나타난다 하더라도 이는) 매수 기회가 생긴다는 뜻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패닉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작년 말 기준으로 템플턴 그로스펀드 투자 비중 상위 5대 종목은 삼성전자, 마이크로소프트, 씨티그룹, 암젠, 앨러간 순으로 나타났다.
보어스마는 투자자들이 중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결정,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국민투표 등을 지켜보는 가운데 앞으로 수 개월 안에 시장 혼란이 더 가중될 가능성은 있지만 큰 타격이 초래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