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900조원 판매된 '타깃데이트펀드' 국내 출시
[뉴스핌=백현지 기자] 삼성자산운용이 투자자의 은퇴시점에 맞춰 자동 자산배분을 실시하는 '타깃데이트(TDF, Target Date Fund)'를 선보인다.
21일 여의도 콘래드에서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구성훈 삼성운용 대표와 미국 캐피탈그룹(Capital Group) 쇼 와그너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타깃데이트펀드를 한국형으로 새롭게 개발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삼성운용은 캐피탈그룹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은퇴시장 공략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6개월 만의 성과다.
타깃데이트펀드는 투자자의 은퇴시점을 타깃데이트로 상정하고 생애주기에 맞춰 자동 자산배분 프로그램(Glide Path)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자산배분 펀드다.
이미 미국에서는 1990년대 중반 TDF가 첫 선을 보인 이후 현재 약 900조원의 시장으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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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운용이 이번에 출시하는 한국형TDF는 퇴직연금(DC형)과 개인연금펀드로 은퇴 시점을 정하면 자산배분 프로그램에 의해 펀드가 스스로 주식과 채권 비중을 조절해 운용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삼성한국형TDF상품은 은퇴시점을 2020년부터 2045년까지 총 6개로 나눴다.
대다수 연금자산 투자자가 자산배분에 대한 방법과 시기를 결정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해 은퇴시점만 정하면 펀드가 최적의 투자를 수행한다는 게 삼성운용의 설명이다.
퇴직시점 이후에도 투자를 지속할 수 있어 기존 연금상품이 만기 후 단지 채권투자만 이뤄지는 것과 달리 18% 비율로 주식 자산을 유지하면서 계속 투자한다.
한국인 생애주기에 맞춰, 현재 30세인 투자자가 60세에 은퇴하고 이후 30년간 90세까지 생존한다고 가정해 2045펀드에 가입할 경우, 주식비중이 청년기에는 79%까지, 그리고 은퇴시점에는 29%, 그리고 이후 30년간 18%로 배분, 적극적 투자에서 보수적 투자로 자동 분산투자 하게 된다.
기존 국내에 소개된 라이프사이클펀드는 사실상 투자자 스스로 펀드를 선택하고 원하는 시점에 교체하는 형태의 펀드가 대부분이었다.
삼성한국형TDF는 한국 고유의 자산배분프로그램 설계로 20대 이상 전 세대를 커버하는 라인업을 완비한 최초의 한국형 TDF 상품 이라는 것이 특징이다.
라이프사이클펀드가 활성화되지 못한 이유도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를 총 투자금액의 40%하고 있었으며 투자 가능한 글로벌 자산배분 상품이 부족해 국내 자산에 집중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이번에 출시되는 TDF상품은 캐피탈그룹이 운용하는 11개 펀드를 통해 미국, 유럽, 아시아, 이머징 등 글로벌 주식 및 채권펀드에 투자하게 돼 글로벌 자산배분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구성훈 삼성자산운용 대표는 "퇴직연금 가입 실태조사를 보면 가입자의 74%가 수익률을 정기적으로 파악하지않고 DC형 퇴직연금에 가입한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며 "투자자의 은퇴시점을 고려해 주식 및 채권비중을 알아서 자동 리밸런싱하는 자산배분상품을 개발하게 된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진정한 의미의 노후대비 분산투자는 글로벌 주식∙채권에 효과적으로 투자해, 추가 수익 기회를 높이는 것이 관건인데 그런 의미에서 이번 TDF를 통해 삼성자산 운용이 연금 투자의 새로운 길을 제시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 캐피탈그룹은 1700조원을 관리하는 글로벌 회사로 1931년 설립 이후 전세계 26개 해외거점을 두고 있으며 가치투자 철학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미 2007년 선보인 캐피탈그룹의 TDF는 2045펀드의 경우 3년 연평균 수익률이 10.89%, 5년 평균수익률은 9.24%로 높은 성과를 자랑한다.
[뉴스핌 Newspim]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