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산업 변화…대량생산→ 대량맞춤
전문가들 "'소재 한계성' 극복 필요해"
[뉴스핌= 이홍규 기자] 3D 프린터 도입으로 인해 의류 산업에도 일대 변화가 일 것이란 전망이다.
'대량 생산(mass production)'에 초점을 맞춘 의류 산업이 '맞춤형 대량 생산(mass customized)'으로 변모하고, 더 나아가 일반 소비자도 큰 돈을 들이지 않고 맞춤형 의류를 구매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네덜란드 디자이너 아이리스 반 헤르펜이 3D 프린터로 제작한 의상 2010 S/S 시즌 <사진=블룸버그통신> |
지난 15일 자 블룸버그통신은 3D 프린팅 기술을 도입하는 의류 업체들이 늘어나면서 일반 소비자들도 3D 프린트로 제작된 의류를 입게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의류 산업의 3D 프린팅 기술 도입은 의류 산업이 갖는 특징인 '대량 생산'에 따른 비용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의미 있다고 전했다.
◆ 대량생산 비용 문제 해결
생산되기 전에는 판매할 수 없었던 제품을 디지털 이미지를 먼저 공개해, 주문에 따라 바로 생산할 수 있어 재고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제작부터 유통까지 걸리는 공급 단계를 획기적으로 줄여 생산 단가를 낮출 수 있다는 점은 최장점으로 꼽힌다.
오는 5월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3D 프린터로 제작한 의류 전시회를 앞둔 큐레이터인 앤드류 볼튼 씨는 "3D 프린팅 기술은 친환경적인데다 쓰레기도 발생되지 않고 소재 낭비도 없다"고 말했다.
그동안 의류 산업과 3D 프린팅 기술의 조합은 명품 브랜드를 중심으로 선보여져 왔다. 지난해 10월 샤넬 오뜨꾸뛰르 컬렉션에는 3D프린터를 이용한 의상과 장식품들이 등장했다.
하지만 일부 스포츠 브랜드에서 3D 프린팅 기술을 조합한 신발을 내놓는 등 앞으로 3D프린팅 기술의 활용은 전방위적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3D프린터가 일반 가정에까지 보급될 경우, 고급 의류로 인식됐던 '맞춤형 의류'를 일반 소비자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21세기 '재봉틀': 3D프린터
볼튼 씨는 "3D프린터가 재봉틀 역할을 할 때 일종의 혁명이 될 것"이라면서 "이는 소비자에게 꼭 맞는 의류를 집에서도 만들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나이키는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미식축구화 제작에 나선 바 있다.
하지만, 3D프린트가 산업 전반으로 확산하기 위해서는 소재의 한계성을 먼저 극복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3D 프린터용 소재는 일반 면처럼 유연하지 못해 아직까지 장신구, 액세서리, 신발 등을 제작하는 데 그친다는 설명이다.
3D 프린팅 업체 머터리얼라이즈의 조리스 데보 디렉터는 "3D 프린터로 의류를 제작하는 건 다른 차원의 문제"라면서 "지금 단계에서 제작되는 옷들은 갑옷처럼 딱딱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3D 프린팅 의류가 일반 소재와 혼합한 형태로 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볼튼 씨는 "3D 프린팅과 일반 소재와의 조합 분야는 그동안 성장하지 못했던 분야"라면서 "건축물처럼, 3D 프린터로 제작한 의류 상체 부분이 일반 소재로 만들어진 스커트와 조합을 이루는 방식으로 혼합된 형태가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