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비중 15년래 최고치 근접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월가의 펀드매니저들이 현금 비중을 크게 높이고 있다.
지난 2월 중순 이후 펼쳐진 주가 랠리의 지속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회의적인 시각이 다시 한 번 확인된 셈이다.
1분기 기업 실적 발표가 본격화된 가운데 펀더멘털 측면에서 주가의 추가 상승을 이끌 수 있는 모멘텀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맨해튼의 금융권 <출처=블룸버그통신> |
12일(현지시각)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가 실시한 펀드매니저 서베이에 따르면 이달 포트폴리오 내 현금 비중이 5.4%를 기록, 지난 3월 5.1%에서 상승했다.
이번 쉬는 지난 2월 기록한 15년래 최고치인 5.6%에 크게 근접한 수치다. 현금 비중이 4.5%를 넘어설 때 일반적으로 역발상 투자자들에게 매수 신호로 통하지만 이번에는 이 같은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았다는 것이 BofA의 판단이다.
기록적인 수치에 이른 현금 비중과 밸류에이션이 맞물리면서 오히려 주식과 그 밖에 위험자산의 투자 매력을 꺾어 놓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월 중순 저점에 비해 S&P500 지수는 이달 1일기록한 고점을 기준으로 13% 급등한 뒤 1% 가량 후퇴했다.
일부 월가 애널리스트는 이번 주가 랠리가 트레이더들의 숏 포지션 청산에 따른 것일 뿐 적극적인 매수 유입에 따른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와 동시에 콜옵션의 프리미엄이 하락하는 것이나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과 엔화가 뛴 것도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저조하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정황으로 해석된다.
주식 매입을 지속하는 펀드매니저들은 배당 수익률이 높은 종목과 대표적인 방어주인 유틸리티, 이 밖에 리츠(RIETs, 부동산투자신탁)로 매수 영역을 집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특징적인 부분은 펀드매니저들이 일본 주식에 대해 2012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비중 축소 포지션을 취했다는 점이다.
일본 토픽스 지수는 연초 이후 17% 급락해 선진국 증시 가운데 올들어 최악의 성적을 거둔 상황이다. 엔화 강세가 지속되면서 수출 기업을 중심으로 주가 하락 압박이 이어질 것이라는 데 월가의 의견이 모아졌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 1~7일 사이 200명의 펀드매니저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