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재무상황 부담...높은 금리 수준 제시"
[뉴스핌=정연주 기자] 하이트진로(A0)가 1년만에 공모 회사채를 발행한다. 소주값 인상 효과로 지난해 영업이익이 급증했지만 맥주사업 수익성이 별로다. 여기에 그룹 전반적인 재무상황도 긍정적이지 않아 흥행을 장담하기 어렵다는게 시장 전문가들의 평가다.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오는 21일 3년 만기 회사채 1000억원 어치를 발행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오는 14일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주관사는 신한금융투자와 NH투자증권. 희망공모금리는 -10bp~+20bp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소주값 인상 등으로 영업이익이 1340억원으로 급증했다. 전년대비 43%나 늘었다.
문제는 이 같은 실적 개선이 지속될지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우선 전체 매출의 50%에 육박하는 맥주사업의 수익성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2011년 오비맥주에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넘겨준 이후 뒷걸음질 하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시장점유율은 30%대인 반면 오비맥주는 50%대다. 이에 작년 이 부분에서 4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하이트맥주와 맥스 등의 주력 브랜드가 경쟁사에 밀리면서 마케팅 부담까지 급증하는 모양새다.
그룹 전반의 재무부담이 확대되고 있어 대부분의 현금흐름을 지원하는 하이트진로는 곤혹스럽다. 현재 하이트진로그룹의 총차입금 규모는 2조원, 하이트진로홀딩스의 차입금은 8160억원이다. 하이트진로홀딩스는 자회사 하이트진로의 지분 일부를 매각하는 등 차입금 감소에 주력하고 있으나 쉽지 않은 형국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작년 말 하이트진로의 등급을 A+에서 A0로 강등하면서 "하이트진로홀딩스의 과중한 차입 규모를 감안할 때 앞으로도 하이트진로의 직·간접적인 지원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며 "이는 계열 전반의 재무융통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A등급 회사채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것도 하이트진로에게 악재다.
다만 A등급 중에서 하이트진로는 그나마 안정적인 내수업종을 영위하고 있단 점이 강점이다. 또 비교적 높은 금리를 제시해 기관투자자들을 유인할 수 있다. 현재 하이트진로의 3년물 민평금리는 2.365%(8일 기준). 여기에 최대 20bp가 더해질 수 있는 셈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자산 매각 등으로 차입금 감축을 시도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비효율적인 현금흐름이 재무구조 회복을 어렵게 하고 있어 전반적인 개선 노력이 시급해 보인다"며 "특히 기관들의 A급 수요가 미진해 하이트진로 물량에서도 이같은 분위기가 반영될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