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보상 요구 및 '떼 쓰는'는 고객으로 몸살
[뉴스핌=김신정 기자] 블랙컨슈머 이른바 '진상고객'으로 기업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가뜩이나 경기도 안좋은데 기업 서비스에 불만을 품고 무턱대고 높은 보상을 요구하거나 환불해 달라고 '떼를 쓰는' 고객들이 늘면서 기업들이 두번 울고있다. 주유소, 정유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13일 주유소업계에 따르면 각 정유사마다 한해 평균 1000건 안팎의 불만사항이 고객센터를 통해 접수되고 있다. 정유사들은 고객 불만사항을 접수받기 위해 고객센터(콜센터)를 직·간접적으로 운영 중이다.
주유소는 크게 개인이 운영하는 자영주유소와 정유사가 직접 운영하는 직영주유소로 나뉘는데 자영주유소가 차지하는 비중이 대략 90%에 이른다. 이렇다 보니 자영주유소에 대한 고객들의 불만사항이 대부분으로, 고객들이 직접 주유소에 건의해 해결되지 않으면 정유사의 콜센터를 통해 불만을 터뜨리기도 한다. 주유소가 정유사의 폴사인(poll sign)을 달고 운영하기 때문이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일반 고객들이 정유사 브랜드를 보고 주유소를 찾다보니 불만사항이 발생했을때 주유소 보다는 정유사 고객센터를 통해 직접 건의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사진=송유미 기자> |
이 가운데 고객의 지나친 보상요구로 정유사들이 애를 먹고 있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최근 주유소 또는 정유사 고객센터를 통해 접수된 고객들의 무리한 요구사항 사례들을 살펴봤다.
#1. 주유소 직원 실수로 경유 승용차에 휘발유를 주입(혼유)했는데, 주유소 운영자는 일단 차량 소유자에게 엔진 수리비를 100% 보상해주기로 했다. 하지만 차량 소유자는 신차로 교환해 주거나 중고로 매매될 때까지 발생되는 피해액을 선 보장해 줄 것을 요구해, 결국 합의를 이루지 못해 현재 법적 소송을 진행중이다.
#2. 주유소 세차 서비스나, 셀프 세차 사용후 자동차에 갑작스런 흠집이 발생했다며 과도한 보상을 요구하거나 서비스 사용 불만시 꼬투리를 잡아 과도한 보상을 요구한다. 예컨대 멤버십 카드 할인액의 10배 이상을 원하거나 정신적 피해보상까지 요구한다. 또 셀프 주유소에서 주유소 직원에게 주유서비스를 요구하거나, 멤버십 주유 미할인 사업장을 방문해 할인을 요청한다.
#3. 주유상품권 사용시 1만원 어치만 주유한 뒤 5만원 상품권을 제시해 잔액 환불을 요구하는 고객들도 있다. 이에 주유소에서는 권면가액의 60%이상 사용시 잔액 환불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안내하며 카드나 현금 결제를 요청하고 있는데, 고객은 요구사항이 수용되지 않으면 주유소 직원의 불친절로 몰아가 주유소 대표자와 직원의 사과를 요구, 급기야 정유사 고객센터에 민원을 넣기도 한다.
심지어 고객의 막무가내식 요구사례도 적잖았다. 고객이 주유소에 찾아와 주유권 모바일 상품권을 내밀며 사용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종이 상품권으로 바꿔달라고 떼를 써, 결국 주유소측에서 모바일 상품권 등록번호를 취소하고 등기우편으로 종이 상품권을 고객에게 보내준 사례도 있다.
문제는 이런 사례가 업계에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다는데 있다. 정유사 고객센터에 장시간, 반복적으로 민원을 요청하는 사례도 있었다.
정유사들은 일단 고객센터를 통해 접수된 고객 불만사항에 대해선 해결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정황을 먼저 파악한 뒤 해당 주유소 영업담당자와 사실을 공유하고 함께 협의하에 방안을 마련, 해결해 나가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고객 불만사항이 접수된 경우 해당 주유소 담당자와 내용을 공유하고 있다"며 "휘발유 등 제품 품질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을때는 진상 파악을 위해 직접 정유사가 주유소를 찾아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고객들이 주로 정유사 브랜드 폴 사인을 보고 주유소를 찾기 때문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센터를 통해 접수된 고객들의 불만사항을 해소해 주려 노력하고 있다"며 "고객들의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신정 기자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