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인수합병 통한 법인세 회피에 철퇴
[뉴스핌=이고은 기자] 미국의 큰 기업이 법인세율이 낮은 국가의 작은 기업에게 형식상 인수를 당해 세금을 피하는 이른바 '세금 바꿔치기(tax inversion)' 관행에 미국 정부가 철퇴를 꽂는다.
블룸버그 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5일 미국 재무부가 기업들이 해외 모회사를 통해 채권을 발행하는 것을 어렵게 만드는 새로운 규제안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또한 기업들이 조세 회피 목적으로 납세지를 역외로 옮기는 것을 막기 위해 주소지 이전에도 제한을 둔다. 미국 기업을 인수한 해외 기업이 본사 주소를 이전하려면 인수합병 3년 이후 가능해진다.
신설 규제안 영향으로 이날 아일랜드 제약업체 앨러간의 주가는 뉴욕증시 시간외 거래에서 21% 폭락했다. 앨러간은 미국 뉴저지에서 운영되는 업체지만 법인 공식 소재는 아일랜드 더블린으로 되어 있다.
제이콥 루 재무장관이 이번 규제안은 아직 완료되지 않은 인수합병 거래에도 적용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앨러간의 화이자 인수가 성사되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해 11월 앨러간은 미국 화이자를 1600억달러에 매입한다고 밝혔다. 본사는 미국에서 아일랜드로 옮겨지지만 합병된 양사의 인력은 뉴욕에 그대로 잔류한다. 본사 주소만 옮겨 법인세를 덜 내는 '세금 바꿔치기' 인수다. 이날 화이자의 주가는 2.3% 올랐다.
[뉴스핌 Newspim] 이고은 기자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