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주연 기자] 대낮 도심 한복판, 강수아(강예원)는 이유도 모른 채 정신병원에 강제이송, 감금된다. 강제 약물 투여와 무자비한 폭력 속에 시달리던 수아는 이곳에서의 끔찍한 일들을 세세하게 기록한다. 그리고 일 년 후 시사프로 ‘추적 24시’ 나남수(이상윤)PD에게 수아의 수첩이 배달된다.
정신보건법 제24조, 보호의무자 2인의 동의와 정신과 전문의 1인의 의견이 있으면 정신병원에 강제입원 시킬 수 있다. 영화 ‘날, 보러와요’는 바로 정신보건법 제24조를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특정 실화를 옮긴 건 아니지만, 그간 각종 시사프로그램이나 뉴스에서 등장한 다양한 이야기를 하나로 재구성, 사회적 메시지를 안고 출발한다.
다만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관객에게 이 영화는 ‘강예원’으로 기억될 수밖에 없다. 영화의 백미, 강점, 관전 포인트까지 모든 게 강예원이기 때문이다. 영화가 잘못 만들어졌다기보다 강예원의 연기가 너무나 강렬해 다른 부분이 잘 들어오지 않는다는 표현이 정확하다. 처음으로 스릴러에 도전한 강예원은 이 장르에서 주인공이 해야 할 역할을 무리 없이(연기 과정이야 힘들었겠지만) 모두 다 해냈다. 오히려 다른 작품에선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연기는 관객들에게 신선함까지 안긴다.
그러나 사실 강예원을 떼놓고 본다고 해도 추천할 만한 영화임은 틀림없다. 무엇보다 스토리가 제법 탄탄하고 매끄럽다. 불필요한 이야기를 쳐내고 이야기를 압축하면서 장르가 가져야 할 긴장감도 꾸준히 유지한다. 그러니 관객들의 시선이 러닝타임(90분) 내내 스크린에 묶이는 건 당연지사. 특히 극중 수아가 정신병원을 탈출할 때, 긴장감이 절정에 달하며 재미는 최고조에 이른다. 이 부분에서는 최근 개봉했던 스릴러 영화 중 제일이다.
또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장점은 적정선을 지킨 연출이다. 소재부터 시작해 곳곳에 자극적 요소가 많음에도 불구, 그 부분이 과하게 느껴지지 않게 균형 잡은 연출이 꽤 인상적이다.
(평이 갈리고 있긴 하지만) 반전도 충분히 ‘반전’답다. 어떤 결말을 생각해도 절대 맞힐 수 없다고 자신한다. 중반부까지 전개가 너무도 강렬해 긴장감이 다소 떨어지긴 하나 아쉽다거나 허무하다고 평할 수 없는 이유도 여기 있다. 되레 답이 내려진 뒤 다시 영화를 곱씹으며 퍼즐을 하나둘 맞춰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생각보다 이철하 감독이 깔아놓은 복선이 많으니까. 오는 7일 개봉. 청소년 관람 불가.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 <사진=(주)오에이엘·메가박스㈜플러스엠>